볼커 “현 통화정책 바람직 안해…추가 경기부양책 없을 것”

폴 볼커 미국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은 5일 “(미국의) 현 통화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미국은 또 한번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쓸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커 위원장은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계경제의 재균형’ 특강에서 미국이 재정, 통화정책에서 또 한 번의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볼커 위원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6,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에 대해 “공식적인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전제하면서도 “지금의 통화정책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볼커 위원장은 “(양적완화 조치가) 추세적인 전환에는 부족할 것”이라며 “금융시장이 돌아가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유의미한 방향 개선을 이루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볼커 위원장은 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긴축 재정정책을 단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적 압박에 대처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며 “연방정부는 재정적자를 해결해 수지를 맞출 수 있는 재정건전화를 이뤄야 한다. 재정지출에 대한 제약을 걸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오는 11일 열릴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와 관련, 볼커 위원장은 “G20 국가들이 글로벌 재균형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며 “환율제도가 중요하지만 환율에만 포커스를 둬서는 안 되고 경상수지 균형을 되찾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노력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볼커 위원장은 “주식시장에서 회복은 잘 이뤄지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였던 주택 모기지 시장은 여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미국경제는 굉장히 지지부진한 상태이고 진전이 더딘,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져진 땅으로 나아가야 하고 그럴 때가 오겠지만 당장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단기적 회복을 보이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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