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 당국이 오늘 국내 석유 및 LPG 유통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제품 가격 하락을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국제 유가 하락이 구매력 증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품 가격 인하는 물론 정부가 유류세를 함께 낮춰줘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정창신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늘 서울 강남구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석유·LPG 유통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하고 제품가격 인하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유가하락이 지속되면서 제품가격을 더 내리라는, 사실상 압박인 것입니다.
[인터뷰] 채희봉 /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정책관
“(정유업계가) 공급하기 위해서 받은 원가가 인하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하되는 부분 만큼 시장에 공급하는 가격을 인하 하자는 차원에서 주로 논의 됐고요”
하지만 정부의 요구에 정유업계는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유가 하락으로 정유사의 수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가격 인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재계는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유가 하락이 내수 진작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유류세 인하가 단행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서혜 팀장 /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국제유가가 아무리 내려가더라도 유류세를 조정하지 않으면 가격이 더 내릴 여지가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유류세가 문제가 되는 것은 기름값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휘발유값은 유류세와 정유사 가격, 유통비용·주유소 이윤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오피넷이 공개한 오늘 전국 평균 휘발유값 1,555원을 기준으로 나눠보면 유류세가 57.9%(901원), 정유사 출고가 34.8% (541원), 유통비용·주유소 이윤이 7.3%(113원) 등입니다.
주간 휘발유 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2년 4월 셋째주의 경우 휘발유값 2,062원 가운데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5%(933.4원)였습니다. 유류세가 리터당 900원 안팎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에 휘발유 값이 내려갈수록 소비자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업계와 소비자 단체는 유류세 중 교통에너지환경세(교통세)는 최고·최저 30%까지 조절이 가능한 탄력세이기 때문에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해 유가하락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자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교통세를 30% 인하하면 리터당 1,555원 하는 휘발유값은 1,331원으로 떨어집니다.
[스탠딩]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어제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분명히 도움이 되며 그 영향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품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서울경제TV 정창신입니다.
[영상취재 장태훈 /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