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김중수 원장

■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 영 선`너무 완벽한 게 흠`이라는 표현이 있다. 남으로부터 질투를 받을 만큼 모든 면에서 우수한 사람을 평가할 때 쓰는 말이다. 김중수 박사를 평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일단 이 표현이 머리를 스친다. 나는 김 박사가 경제학자 이외의 다른 길을 갔을 경우를 상상할 수 없다. 그는 태생적 경제학자이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항상 대안을 생각하는 경제적 사고에 충실하다. 언제나 자신감에 넘쳐 있으면서도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며 단호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 이런 사람이 `곰바우`라는 별명을 가졌다면 믿기 어려울 것이다. 해야 할 일은 밤을 새워서라도 해야 하는 그의 우직스러운 일 욕심 때문에 그가 아끼는 부하 박사들이 붙여준 별칭이다. 일이 고되 죽겠다는 후배들에게 `술먹다 죽는 사람은 있어도 일하다 죽는 사람은 못 보았다`고 큰 소리 치면서 1억원짜리 생명보험을 들어 주었다는 일화는 부하 사랑의 표본이 될만하다. 그는 이미 다섯 개의 기관장을 역임해왔다. 모두 연구기관이거나 국가 기관이다. KDI와 같이 국가경제 전반을 다루는 기관의 장으로서 적격자이다. 장군이 별을 달면 병과가 없어진다는 데 김 박사야말로 장군감이다. 경제의 어떤 한 분야에만 지식을 가진 것이 아니라 다방면으로 균형된 경제학적 식견을 가졌음은 물론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건전한 방향의식도 지니고 있다. OECD 가입 준비위원장으로 파리에서 사무소를 직접 개설했으니 국제감각은 거론할 필요도 없다. 한 가지 더, 그는 폼을 중시하는 스포츠 맨이다. 그의 테니스 스트로크는 가히 살인적이다. 역시 그는 너무 완벽한 게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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