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와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오는 9월3일 항일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 참석 발표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시하며 한중 관계가 더욱 깊은 협력의 장을 열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신화통신·인민일보 등은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을 속보로 전하며 한국과 중국이 일본의 침략에 맞서 함께 싸웠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이번 전승절 기념행사에 박 대통령의 참석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 행사를 통해 주요2개국(G2)으로 올라선 중국의 정치ㆍ외교ㆍ경제ㆍ군사력을 대내외에 과시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에 중국 주도의 대항세력이 있다는 점을 내보인다는 속내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성공을 장담하기는 이르다. 세계 50여개국 이상의 정상들에게 전승절 기념식 참석을 요청했지만 현재 정상이 참석하겠다고 화답한 국가는 러시아·몽골·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 정도다.
중국은 지난 1949년 공산당 정권 수립 이후 열세 차례의 열병식을 치렀지만 이번처럼 외국 정상을 초청해 대규모 행사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1만명 이상의 병력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진 열병식에서 베일에 감춰진 중국 군사력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덩샤오핑 시절 이후 열병식 때마다 신식 무기를 공개했다. 1984년에는 전략 미사일 부대를, 1999년에는 중거리 핵미사일이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열병식에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둥펑-31B, 둥펑-41을 비롯해 신평 전략 폭격기인 훙-6, 젠-10, 젠-11B와 공중조기경보기 쿵징-2000, 차세대 헬기 즈-9~11 등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전승절 행사 준비를 위해 베이징시는 20일부터 차량홀짝제에 들어갔고 톈안먼광장은 만리장성과 꽃 장식 등 조형물 설치와 안전검사가 강화됐다. 스모그 없는 '전승절 블루'를 위해 2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는 베이징·톈진·허베이·산시·네이멍구·산둥·허난 등 7개 성시의 1만여개 공장 가동이 중지된다. 베이징 수도공항과 난위안공항의 이착륙 역시 행사 당일인 3일 오전9시30분부터 낮12시30분까지 전면 금지된다.
한편 이날 열리기로 했던 열병식 내외신 기자회견이 갑자기 취소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일각에서는 열병식 준비상황이 미진하거나 의외의 변수가 생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중국 정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당초 기자회견에는 열병식 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인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작전부 취루이 부부장, 열병식 연합지휘부 판공실 상무 부주임인 왕순 베이징군 부참모장이 참석해 열병식 병력 규모, 공개될 최신무기 등에 대한 정보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