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에 "실적 좋다" 속여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 엔론의 케네스 레이 회장이 회사가 파산하기 직전 사원들에게 주식을 사들일 것을 '강하게' 권유한 사실이 밝혀졌다.
블룸버그 통신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엔론이 파산을 공식 발표하기 두달 여 전인 9월 26일 회사내 전자 메시지 시스템을 통해 전 직원들에게 3ㆍ4분기 경영실적이 '대단히 좋다(Great)'며 자사주를 매입할 것을 권했다고 18일 일제히 보도했다.
레이 회장은 그 당시 주당 25달러를 기록했던 자사주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주식을 살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초 80달러를 넘나들던 엔론의 주가는 당시 70%가량 떨어진 상태였으며 현재는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는 또 "회사 주가의 하락이 애널리스트들이 퍼뜨린 근거 없는 루머 때문"이라며 증권 관계자들은 물론 친구와 친지들에게도 회사의 건전한 재무상태에 대해 널리 알릴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러한 레이 회장의 언급은 셰론 왓킨스 부사장이 지난 8월 e메일을 통해 회사가 회계상의 문제로 인해 '내부 파열(implode)'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 직후 였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의 주요 인사들 중 20여명은 공직자윤리규정 때문에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찌감치 엔론 주식을 파는 바람에 더 큰 손해를 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 타임스는 18일 칼 로브 백악관 수석정치 고문 등이 이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보도하면서 그러나 자신의 직무와 이해충돌이 없어 엔론주를 계속 보유한 인사들의 상당수는 엄청난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