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장애인CEO 활약 '눈길'

JT전자·나남등 건실한 성장… 고용창출 기여여의도 중소기업박람회장에서 열리고 있는 '2002 장애인 기업 창출을 위한 창업박람회'에 참여한 업체들 가운데 CEO가 장애인임에도 장인정신과 남다른 노력으로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있어 화제다. 특히 이들은 본인이 장애인이기에 대부분의 직원을 장애인으로 고용해 장애인 고용창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서 비장애인 못지 않은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이들은 장애인이 더 이상 사회로부터 보호만 받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주체라는 점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보안용 전자가방 및 미아방지기 제조사 JT전자산업의 진형조 사장은 3급 장애인. 군복무 시절 폭발물 사고로 왼쪽 눈과 손가락 일부를 잃었지만 그에게 장애란 단지 약간 불편하다는 것에 불과했다. 92년 창업했으며 전자감지기를 가방에 부착해 주인에게서 8미터 이상 떨어지면 고압류가 흐르는 보안가방을 개발, 지난해 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 7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진 사장은 "현재 현금, 수표, 어음 등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의 90%가 우리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장애인 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해 역시 장애인이 CEO인 웹사이트 구축 전문회사 핸드인과 함께장애인기업 전용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커피 테이크아웃 프렌차이즈 회사인 나남프랜차이즈는 프렌차이즈 업종으로 시장에 진입한지 불과 5달 만에 매출 10억원을 올렸다. 김양원 사장은 신체장애를 얻기 전부터 운영해 오던 커피공장을 오히려 확장해 프렌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후천적인 장애로 좌절에 빠질 법도 했지만 '독기'를 품고 사업을 발전시킨 것이다. 나남프랜차이즈는 장애인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창업 희망 장애인에게는 300만원의 프렌차이즈 가맹비를 100만원으로 인하해주고 있다. 명상실업은 수작업으로 고급 안경케이스를 만들어 연간 일본, 스위스 등으로 25만 달러 어치를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사장은 6살 때 장애를 얻은 3급 장애인 박종환씨. 20대 초반부터 의상실, 건축업, 가방공장 등을 두루 경험하며 경영 노하우를 익혔다. 그는 장애인의 섬세한 손기술을 이용한 수공예품이 경쟁력을 갖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 91년 명상실업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개당 2~7달러짜리 고급 안경케이스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외국업체들이 직접 명상실업을 찾아와 수주를 받아 갈 정도다. 한광희 장애인기업협회 회장은 "장애인들이 창업을 통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갖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장애인 지원정책도 생활자금 지원에 치중하기보다 창업을 위한 자금대출, 공공기관의 우선구매 확대 등 장애인들의 자생력을 배양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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