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기자의 눈/9월 3일] 기업공시 더 쉽고 세심하게
임진혁 기자(증권부) liberal@sed.co.kr
기업공시 내용 중에 ‘단기차입금 증가결정’은 조금만 관심을 가진 투자자라면 한 번 이상 보게 된다. 업체가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주로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때 이 같은 공시를 내게 된다. 부채 증가는 해당 기업의 재무상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가 주식을 소유한 기업이 어떤 목적으로 얼마만큼의 돈을 빌렸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단기차입금 증가결정’ 공시 가운데 차입목적을 제대로 밝히지 않아 투자자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지난 8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단기차입금 증가결정’ 공시는 모두 11건. 이중 3개사는 차입목적에 대해 ‘운영자금’이라고만 기재했다. 차입목적에 적혀 있는 ‘운영자금’이라는 말 속에 어떠한 목적도, 정보도 찾을 수 없다. 기업이 돈을 빌렸다면 당연히 운영자금으로 쓴다는 사실은 굳이 공시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공시는 형식상 잘못된 공시가 아니다. 규정상 어긋난 점도 없다. 거래소 공시제도 관련 담당자는 “현재 규정상 ‘운영자금’이라고 차입목적을 밝혀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8개사는 대출상환ㆍ기계매입ㆍ시설투자 등을 이유로 차입결정을 했다고 왜 구체적으로 설명했을까. 그들은 회사의 상태가 투자자들의 눈에 쏙 들어오게 해줬다.
증권업계의 한 연구원은 “공시는 투자자들이 기업을 판단하는 중요한 정보원”이라며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시의 경우 더 자세하고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 기업이나 벤처기업으로 구성된 코스닥시장의 경우 기업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구체적인 공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공시를 통해 기업의 상태를 더 쉽게 자세히 알 수 있게 될 때, 더욱 투명해질 때, 투자자는 과감하게 해당 기업에 손을 내밀고 해당기업은 손쉽게 증권시장에서 무이자 자금을 조달해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상장기업들의 세심한 공시 서비스가 아쉽다. 당국도 친절하고 쉽고 세심한 공시를 하는 기업을 북돋는 인센티브 전략을 취해 볼 필요가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