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회복 바람 솔솔

미국 경제 회복의 아킬레스건이던 고용시장이 본격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지난 9월 취업자 수가 당초 감소 전망을 깨고 5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8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 미 경제는 지난 2ㆍ4분기 3.3% 성장을 달성했고 하반기에는 최고 6% 성장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기업투자 확대 등 전반적인 경제 지표도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고용 문제는 걸림돌로 남아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3일 취업자 수 증가 소식이 알려지자 나스닥 지수가 2% 이상 급등하는 등 월가에는 낙관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고용 없는 경기 회복`을 우려했던 전문가들은 고용 회복으로 소비와 생산이 늘어나고 이는 기업 설비 투자 확대로 이어져 다시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 경기 선순환을 불러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의 조엘 나로프 사장은 "드디어 고용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기업들이 마침내 신규 고용을 늘릴 만큼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임시직 고용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임시직 고용 증가는 통상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정규직 고용을 늘리기 전에 실시하는 예고 지표로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본격 경기 회복이라는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고작 한달치 취업자 수 증가를 갖고 중장기적인 고용 상황을 예측하기는 무리라는 얘기다. 부문별 내용을 봐도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는 7만4,000개 늘어난 반면 핵심 분야인 제조업 분야는 2만9,000개 줄어 들어 38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아거스 리서치의 리처드 야마론 수석 경제학자는 "일자리 증가가 10만 내지 20만 정도가 몇 개월 지속돼야 고용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며 "지나 9월의 5만7,000명 증가는 금방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난 9월의 취업자수 증가는 미국 경제 최대 관심사인 고용 시장에 `단비`같은 낙관론을 불러일으켰지만 고용 회복을 기정사실화 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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