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악재 만난 자동차주 지지선 잇단 붕괴

현대차 20만원 밑으로… 모비스도 30만원 무너져
기아차는 5만원 턱걸이… "섣부른 저가매수 자제를"


현대ㆍ기아차가 대규모 리콜사태와 북한 악재, 일본의 양적완화 등 3중악재와 맞닥뜨리면서 주가 지지선이 잇따라 붕괴됐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섣부른 저가매수는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4일 현대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35%(9,000원) 떨어진 19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지선인 20만원이 붕괴됐다. 이틀째 10% 가까운 주가하락이다. 20만원선이 붕괴된 적은 지난 2월 6일(19만9,500원) 이후 두 달여 만이다. 기아차도 이날 4.69%(2,500원) 하락한 5만8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지지선인 5만원 위에 아슬아슬하게 놓였다. 현대모비스 역시 이날 4.81% 내리며 28만7,000원을 기록, 30만원대가 다시 무너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리콜사태를 시작으로 북한악재, 일본의 공격적 통화정책이 연이어 터지며 자동차주의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해 저점매수를 고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리콜사태가 실적에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었지만 북한리스크와 엔저로 인한 경쟁력약화 이슈가 다시 부각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판단했다.

자동차주들의 불확실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일본의 공격적인 양정완화라고 판단했다. 일본은행(BOJ)이 국채매입규모를 두 배로 늘리고 본원통화를 확대하는 등 엔저현상을 부추기며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자동차기업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이사는 “일본 자동차주의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되면서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를 바꿔 담고 있다”며 “엔저로 경쟁력이 높아지는 일본 자동차주를 롱으로 설정해 주워담고 그동안 수익을 많이 낸 국내 자동차업체들을 숏으로 판단해 매도해 차익을 얻는 전략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주들의 주가도 당분간은 안갯속에 빠질 전망이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엔저현상이 어느 정도 떨어지다 안정화되는 시점까지는 현대ㆍ기아차의 주가가 변동폭을 키우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이 멈추고 엔저가 안정화되어야 자동차주들의 가치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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