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 10년] <중> 1초 더 빨리, 1원 더 싸게

"변화무쌍한 네티즌 입맛 잡아라"
경쟁사 베끼기·약점 공략… "차별화 전쟁"
GS·CJ홈쇼핑등 대기업들 잇달아 재진출
인터파크 매일 12만개나 팔아 업계 1위


‘1초 빨리, 그리고 1원 더 싸게.’ 인터넷쇼핑몰 업계에서는 격언처럼 통하는 말이다. ‘빛의 속도’로 변화무쌍한 네티즌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치열하게,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실제 어떤 상품이 얼마나 빠르게, 또 얼마나 싸게 판매되느냐에 따라 해당 사이트의 하루 매출이 수백~수천만원씩 오르락내리락한다. ◇이겨야 살아남는다=냉혹한 인터넷쇼핑시장에서 경쟁의 승패는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 24시간 공개되는 인터넷사이트의 특성상 각 쇼핑몰의 장단점은 경쟁사들에 그대로 노출된다. 경쟁사간 ‘베끼기’와 집요한 약점공략은 이미 일상화된 전략. 따라서 상품기획자와 웹 개발자들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상품을 발굴하고 특색 있는 사이트를 디자인하기 위해 24시간 ‘적군’의 동태를 살핀다. 이종규 인터파크 팀장은 “하루에도 수천가지의 상품이 쏟아지는 시장에서 특정상품이 히트하는 것은 0.1%의 확률도 되지 않는다”면서 “위험을 감수한 만큼 많은 것을 얻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상품을 보는 감각, 프로모션 능력 등 기업의 경쟁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고배 든 대기업들, 역전 노려=인터넷쇼핑몰 업계는 그 어느 업종보다 치열한 ‘실시간 경쟁’을 벌인다. 유행에 민감한 네티즌들을 잡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와 IT기술ㆍ상품개발력 등은 필수다. 따라서 성장성만 보고 별 준비 없이 무턱대고 시장에 뛰어들었다가는 쓴잔을 마시기 십상. 실제 지난 90년대 후반 인터넷쇼핑시장에 진출했던 삼성몰ㆍKT몰 등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1초의 의사결정’에 익숙한 벤처기업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오픈마켓 시장에서도 90년대 후반의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G마켓ㆍ옥션 등으로 대표되는 오픈마켓이 급성장하면서 대기업들이 잇달아 시장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 실제 최근 GS홈쇼핑ㆍCJ홈쇼핑이 각각 ‘GS이스토어’ ‘엠플’이란 이름으로 진출했으며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도 온라인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다. 조창선 G마켓 전무는 “대기업들이 예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야 한다”며 “기존 업체들은 막대한 자금공세를 이겨내기 위해 기존의 온라인유통 및 마케팅 노하우를 총동원해 시장수성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파크, 인터넷유통 지존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국내 최초의 인터넷쇼핑몰인 인터파크는 10년 만에 매일 12만개의 상품을 판매하는 초대형 유통회사로 성장했다. 종합쇼핑몰 인터파크와 오픈마켓 G마켓의 거래규모는 총 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시장의 30%가량을 차지했다. 회원 수도 양사를 합쳐 총 1,700만명에 달해 중복회원을 제외해도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은 두 사이트의 회원일 정도다. 인터파크는 99년 코스닥시장에 등록했으며 G마켓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위기는 있었다. 2001년 TV홈쇼핑 업체들이 잇달아 인터넷쇼핑몰 시장에 진출하면서 선두자리를 내줬던 것. 인터파크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무료배송을 전면에 내세우고 영화배우 정준호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공세를 펴 2년 만인 2003년 업계 선두를 탈환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940억원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해 10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상규 인터파크 사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마진이 적은 시장에서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데 10년의 의미가 있다”며 “올 하반기에 인터넷할인점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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