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을 다시 허용하고 미국이 마지막 순간에 공격계획을 취소함으로써 이라크 사태는 일단 최악의 전쟁위기를 피했다.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5일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의 사찰거부 입장에서 뒤로 물러나 유엔 무기사찰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제 이라크는 무기사찰단에 대한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이라크에 대한 공격 취소 결정을 발표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이라크의 위협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은 이라크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지난 14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유엔특별위원회(UNSCOM)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의 이라크내 무기사찰 활동 재개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라크가 사찰단이 원하는 어떤 장소도 볼 수 있도록 「구속없는 접근」을 허용해야 하며 화학 및 생물학 무기 생산에 관한 모든 서류를 사찰단에 제출하고 사찰단원들에 대한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라크가 사찰 수용을 약속함에 따라 걸프지역으로의 병력 이동을 중지할 것을 고려중이라고 한 관리가 밝혔다. 이 관리는 병력을 걸프지역에서 철수시키는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나 국방부내의 분위기는 이미 걸프해역에 있는 병력만으로도 유사시 행동을 취하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속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지난주 이라크에서 철수했던 유엔 구호직원들이 16일 바그다드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서방 외교관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