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코카콜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보수가 과다하다며 해당 안건에 반기를 들었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코카콜라의 최대주주로 주총에서 반대의사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버핏이 코카콜라 경영진에 대한 주식 성과보상이 지나치다며 해당 안건에 기권표를 던졌다고 전했다. 이는 버핏이 지난 1988년 코카콜라 주식을 보유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코카콜라는 올해 경영진에게 성과급의 60%는 스톡옵션으로, 40%는 주식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이는 3억4,000만주의 코카콜라 주식을 새롭게 발행하는 것으로 현 주가를 기준으로 130억달러(13조5,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향후 4년간 경영진의 성과급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버핏은 미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카콜라의 경영진을 신뢰하지만 이번 보상안에는 찬성하지 않았다"며 "보상안이 너무 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코카콜라의 주식을 매도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버크셔해서웨이는 1988년부터 코카콜라 주식을 매입했으며 현재 지분율은 9.1%(4억주)다.
윈터그린어드바이저스의 최고경영자(CEO)인 가치투자자 데이비드 윈터스는 3월부터 코카콜라의 주식 보상 계획에 대한 비판을 제기해왔다. 코카콜라 주식 250만주를 가지고 있는 그는 이번 보상안이 시행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최대 16.6%까지 희석될 수 있다며 주주들에게 주총에서 반대의견을 낼 것을 요청했다. 윈터스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버핏에게도 반대표를 던질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서 경영진 보상 계획은 83%의 찬성표를 얻어 승인됐다. 코카콜라 측은 "성과급은 업무성과를 바탕으로 했고 코카콜라의 보상제도는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성과보수 철학에 따라 공정하고 일관성 있게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식 보상으로 가치가 희석된 주주 이익은 지난 3년간 연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버핏은 오랜 기간 코카콜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버핏의 반대가 특히 주목된다고 FT는 분석했다. 버핏은 그동안 코카콜라 보유 주식을 늘려왔으며 그의 아들 하워드 버핏 또한 2010년 코카콜라 이사회에 합류하는 등 애정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