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춤꾼 '무대 접수'

세계경연대회 잇단 석권에 공연가 '비보이' 관심 커져
지난해 첫 공연 히트 등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떠올라

비보이 공연 '마리오네트'


“거리의 춤 꾼 ‘비보이(B-boy)’가 공연 무대를 접수한다(?)” 공연가에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비보이들의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홍대 클럽가에 첫 선을 보인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 이어 ‘난타’를 제작한 PMC가 비보이와 국악을 접목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무술 퍼포먼스 ‘점프’를 만든 예감도 내년 상반기를 겨냥해 비보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기획하고 있다. 세계적인 비보이 경연대회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우승했던 ‘익스프레션 크루’ 팀은 공연 제작사 ‘트라이프로’와 손잡고 9월 15일부터 줄인형과 브레이크 댄스를 결합한 퍼포먼스 ‘마리오네트’를 무대에 올린다. ‘비보이’는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남자를 뜻하는 말. 힙합 음악에 맞춰 브레이크 댄스 등 현란한 춤 솜씨로 무장한 젊은 춤꾼 비보이들이 공연가의 주목 대상이 된 것은 국내 팀들이 잇따라 세계적인 경연 대회를 휩쓸면서부터다. ‘익스프레션 크루’가 2002년 독일에서 열린 비보이 댄스대회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우승을 한데 이어 ‘갬블러’와 ‘라스트 포 원’ 등 국내 비보이 팀이 세계 대회를 잇따라 석권하며 청소년들의 최고 문화 코드로 자리잡았다. 일본ㆍ중국ㆍ동남아에서 드라마ㆍ음악ㆍ영화에 이어 한국의 비보이 문화에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공연 기획자들도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재료로 비보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비보이 공연의 첫 테이프는 지난해 말 홍대 근처에 전용극장을 마련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가 끊었다. 단기 공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이 작품은 그 동안 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비보이 공연의 성공 가능성을 예고했다. 또한 일본인 관광객의 관람도 이어지면서 ‘비보이’는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부상했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뒤를 이을 작품은 줄 인형극과 브레이크 댄스를 결합한 댄스 퍼포먼스 ‘마리오네트’. 뮤지컬 ‘찰리브라운’의 제작사 ‘트라이프로’가 2002년 세계대회 우승팀 ‘익스프레션 크루’와 손잡았다. 마리오네트는 줄인형극을 뜻하는 단어로 인형극을 하는 인형사와 영혼을 가진 인형들이 등장해 기쁨, 행복, 갈등 등 6개의 에피소드를 비보이 댄스로 꾸민다. 9월15일부터 한달간 대학로 씨어터일. (02)3448-4340 대형 공연 제작사들도 비보이를 재료로 한 공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퍼포먼스 ‘난타’의 제작사 PMC프러덕션도 난타의 후속작 주제로 비보이를 선택했다. 비트 앤 비보이(Beat&B-boy)라는 가제를 달고 준비중인 이 작품은 브레이크 댄스에 국악을 결합한 게 특징. 11월 중순 정동 도깨비스톰 극장 공연을 목표로 이미 오디션을 마쳤다. 난타에 이어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프의 제작사 예감도 비보이의 춤과 드라마를 결합한 퍼포먼스를 제작해 내년 4월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퍼포먼스팀 ‘묘성’은 영국에서 열리고 있는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에서 비보이와 한국 전통 음악을 결합한 공연을 선보인다. 에든버러 어셈블리극장 뮤직홀에서 공연되는 이 퍼포먼스는 힙합, 브레이크 댄스와 한국의 토속적 소리 등을 접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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