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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스마트TV에만 적용하는 에볼루션 키트의 적용 범위를 모든 스마트TV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에볼루션 키트로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소비자가 구매한 삼성 TV의 가치를 보존해주기 위한 것입니다."
24일 경기 수원의 사무실에 만난 이효건(사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 개발실장(전무)은 에볼루션 키트의 개발 배경과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의 TV와 모니터, 홈시어터 개발을 총지휘하고 있는 이 실장은 "최근 TV 관련 기술은 수 개월 만에 눈에 띄게 진보하고 하드웨어가 크게 바뀌다 보니 1년 전에 구매한 TV는 구식 제품으로 전락하게 된다"며 "소비자들이 삼성이 만든 TV를 구매한 뒤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고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업데이트해 삼성TV의 가치를 보존하는 차원에서 에볼루션 키트를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제품 AS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키트 개발을 진두지휘한 이 실장은 키트의 효과가 UHD TV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HDTV보다 해상도가 4배나 높은 UHD TV가 판매중이지만 전 세계적인 방송 표준이 확정되지 않아 이미 구입한 UHD TV의 경우 별도의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한다"며 "하지만 삼성 UHD TV의 경우 키트만 구입해 장착하면 새로운 방송 표준에 맞춰 자연스레 업그레이드 된다"고 자신했다.
그렇다면 키트는 언제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것일까? 그는 "3,000명에 육박하는 TV 개발실 연구원들이 직간접적으로 키트 탄생에 관여를 했고 1년 6개월여의 개발 기간을 통해 비로소 첫 선을 보이게 된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특허 출원도 자연스레 이뤄졌다. 손바닥 만한 크기의 키트를 개발한 뒤 무려 80여건에 달하는 특허도 출원했다. 삼성이 개발한 방식의 키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 출원한 특허를 피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미주 지역과 유럽 지역에서 신제품을 선보이는 포럼을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폭발적"이라는 게 이 전무의 짧은 답변이다.
다만 그는 에볼루션 키트의 출시 시기와 가격은 매년 달라질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실장은 "키트는 반드시 매년 내놓는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신제품의 하드웨어가 급격하게 발전했을 때에만 기존 TV 고객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내놓을 것"이라며 "하드웨어의 급격한 변화가 없다면 반드시 매년 내놓지도 않을 것이고 가격 역시 하드웨어 성능 보완 정도가 커야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세계 키트 판매 예상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손을 가로저었다. 이 실장은 "오로지 삼성 TV를 구매한 소비자들을 위해 만든 것인 만큼 판매량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며 "다만 키트가 삼성TV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에볼루션 키트란
삼성 스마트TV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등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성능까지 최신 스마트TV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