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진 "아마 세계랭킹 1위 찜"

무명의 우승자 못지않게 아마추어 정연진(20)의 선전도 눈부셨다. 지난 6월 열린 브리티시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125년 역사상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승해 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을 따낸 정연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최종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4언더파로 공동 14위에 올랐다. 아마추어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해 ‘베스트 아마추어’에게 주는 실버 메달을 목에 걸었다. 18번홀(파4)에서는 이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아마추어 신분이라 8만8,000달러의 적지 않은 상금을 받지는 못했지만 세계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영국왕실골프협회(R&A) 아마추어 세계랭킹에서 2위에 올라 있는 정연진은 20일 발표될 랭킹에서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유력하다. 미국 골프위크의 랭킹에서는 이미 1위에 올라 있다. 정연진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큰 대회에서 좋은 스코어로 마치게 돼 자신감을 얻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호주에서 주로 연습을 하는데 탄도가 낮은 샷에 대한 훈련을 많이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의 정연진은 2006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친 뒤 2008년부터 호주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아마추어 자격을 유지해야 내년 마스터스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프로 전향은 내년 4월 마스터스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5년 마다 대회가 개최되는 올드코스에서 3연속 우승을 노렸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23위(3언더파)에 머물렀다. 양용은(38)은 공동 60위로 대회를 마친 뒤 “브리티시오픈 코스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더 배워야겠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행운이 필요하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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