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이 외국어 남용 사례라고 비난해온 서울버스 측면의 대형 영문 로고가 사라진다. 대신 ‘서울사랑’ ‘에너지 절약’ 등을 홍보하는 공익광고물이 그 자리에 부착된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버스 색상을 상징하는 영문부호 ‘BㆍGㆍRㆍY’ 없이도 지선ㆍ간선ㆍ광역ㆍ마을버스 등 유형별 버스를 쉽게 구분하고 있어 공간 효율성 극대화 차원에서 영문 부호를 없애고 대신 공익광고를 게재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우선 서울시내를 운행 중인 8,000여대의 버스 중 1,000대에 ‘서울사랑’ 캠페인 광고(사진)를 붙여 시민들의 반응을 살핀 후 단계적으로 전체 버스에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가 이처럼 측면의 대형 영문 로고를 없애기로 한 것은 공간 효율성 제고보다는 한글학회ㆍ한글문화연대 등 한글 관련 단체들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글 관련 단체들은 지난 7월 시가 새 버스 디자인을 선보이자마자 자치단체가 한글파괴에 앞장서는 꼴이라며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지난달 21일에는 결국 한글문화연대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등 20여개 한글단체들이 ‘서울 시내버스에 새겨진 영문 도안이 한국민 언어생활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를 고치기 위한 헌법소원을 냈다. 이어 22일에는 한글학회가 시내버스 영문 도안 등 불필요한 외국어 남용으로 한글을 짓밟고 있다며 감사원에 서울시에 대한 감사 청구서를 내기도 했다.
강승규 홍보기획관은 “영문 로고를 대체하는 공익광고의 종류도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홍보 등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대중교통을 홍보하는 캐릭터를 개발해 광고에 등장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