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유럽 거대은행 위기설 증폭
자금,정크본드등에 집중투입 동반부실 우려
미국ㆍ유럽의 대형 은행들에 대한 신용 위기설이 증폭되고 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호(28일)에서 미 은행 감독기관인 재무부 산하 금융감독청(OCC) 관리의 말을 인용, 현재 미국 및 유럽계 대형 은행들이 시장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평가하고 있으며 심각한 신용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이들 은행들이 과거와 달리 위험도가 높은 사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 즉 이들이 정크본드, 밴처캐피털 등 위험도가 높은 대신 수익이 좋은 분야에 투자한 막대한 자금중 상당액이 최근들어 부실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여러 은행이 함께 참가하는 신디케이트론 등을 동원했기 때문에 금융사고가 터졌을 경우 전 금융기관들에 연쇄적 위기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혔다.
실제 이러한 위기의 조짐은 최근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정크본드 시장에서 우선 나타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정크본드 투자손실이 최근 상당액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고수익을 노리고 투자된 M&A 시장에 투입한 자금 등도 부실화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OCC의 고위 관리인 데이비드 비본은 미국 대형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이 현재 평균 10.4%로 기준치인 8.0%를 상회하고 있지만 이들이 투자하고 있는 분야의 위험도를 감안할 경우 결코 높은 수치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이와함께 막대한 자금을 쏟아넣은 도이체텔레콤 등 통신사들이 신용등급 하향 등도 관련 은행들의 신용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유럽 통신사인 보다폰, 브리티시 텔레콤 등에 투자한 금액이 총 200억달러에 달하는 영국의 바클레이 은행을 이 같은 사례의 하나로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통신사들이 향후 제3통신 사업권 획득과 통신기반 구축을 위해 약 3,0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채비율 상승 등 부실화 가능성이 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고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신용등급이 더 떨어지고 자금조달은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들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입력시간 2000/10/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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