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등 대외일정 어떡하나"

현대차 그룹, 검찰 수사로 "차질 빚을까" 노심초사

“중국 제2공장은 인허가 문제가 마무리돼 첫 삽을 뜨는 일만 남았다. 다음달 중순께 현지에서 대대적인 착공행사를 가지려 했는데…”(현대차 고위관계자) 현대차그룹이 검찰로부터 강도높은 조사를 받으면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 그룹 고위층의 대외일정에 차질이 빚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중국 제2공장 건설계획을 사실상 확정짓고 다음달 중순께 베이징 현지에서 정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착공 기념행사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검찰의 김재록 게이트 수사 여파로 일정조율에 애를 먹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출국금지 조치된 상황은 아니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 참석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설영흥 중국사업 총괄 부회장 주도로 착공행사를 갖는 대안을 검토중이다. 다음달로 예정돼 있던 기아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착공식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국공장의 경우 조지아주 현지에서 마치 올림픽 유치전에서 승리한 것으로 여길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이라며 “공사일정이야 예정대로 가겠지만 핵심 경영진이 착공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현지 주정부 등에 큰 ‘결례’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확정된 현대차 체코공장의 경우 당초 김동진 부회장이 직접 현지에서 양해각서(MOU) 전단계인 ‘계약조건 체결’에 서명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김인서 글로벌전략실 상무가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관계자는 “해외사업 등의 경우 공장을 유치하는 현지 입장에서는 ‘명운’이 달려 있는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고위층이 공식일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현지언론 등을 통해 불참사유 등이 부각되면서 대외 이미지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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