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마비 7일째인 1일 박관용 국회의장 주재로 4당 총무회담이 열리는 등 정국 정상화를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박 의장이 이날 특검법 재의 건을 직권 상정할 의지를 밝혀 이번 주내로 특검법 재의결을 통해 국회가 정상화할 개연성이 커졌다.이날 4당 총무 회담은 국회정상화의 가능성을 부쩍 높인 자리였다. 회담을 주재한 박 의장은 각 당의 입장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철회`(한나라당), `특검 재의시 찬성`(민주당 자민련), `특검 재의시 반대`(우리당) 등으로 평행선을 달리자 `재의결 건 3일 본회의 직권 상정`방침을 전격 공표했다.
이에 민주당과 우리당 자민련은 즉각 공감을 표시했다. 반면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직권 상정하려면 굳이 총무회담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항의했다. 홍 총무는 그러나 “민주당과 자민련의 당론을 당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충분히 전하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박 의장은 회담이 끝난 뒤 “한나라당이 합의해 주면 5일이나 7일 특검법을 재의할 수 있다”고 말해 거듭 이번 주내로 국회 본회의를 열 뜻을 밝혔다. 박 의장은 이어 오후에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찾아 국회 정상화를 설득했다.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아예 “이번 주내에 국회가 정상화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각 당의 발검음도 빨라졌다. 홍 총무는 총무회담 직후 곧 바로 당내 여론 수렴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최 대표와 이재오 총장에게 회담 결과 등을 전하는 한편 김용환 하순봉 지도위원 등을 만나 정국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2일 운영위원회와 시도지부장 회의를 잇따라 열어 특검 재의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조만간 당론을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조순형 대표는 이날 최 대표와 만나 `재의결 관철`에 의기투합했다.
자민련은 총무회담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어 `특검 재의결 찬성`을 당론으로 정했다. 김종필 총재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올린 의견인 만큼 대통령이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재의결해서 그 부당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수 기자 mount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