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5위 삼성SDS 주가 폭락이 심상찮다. 시초가 38만원에 시작했던 주가가 어느덧 3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삼성SDS를 포트폴리오에 담으려는 외국인과 기관의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라며 "수급 이벤트가 일단락된 지금부터 삼성SDS의 적정 주가 수준 찾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S의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삼성SDS의 주가가 최근 들어 급락하면서 앞으로 주가 향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SDS는 상장 첫날인 14일 시초가 대비 13.82% 하락한 32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이후 7거래일 연속 급등하며 42만8,000원까지 올랐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30.6%에 달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삼성SDS는 26일 41만500원으로 전날 대비 4.09% 빠지더니 27일 7.92%, 28일 8.20% 떨어지며 그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공개(IPO)를 하는 기업 상당수가 상장 후 주가가 고점 형성 후 아래로 내려가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친다"며 "기대감이 커 상승 폭이 과거 다른 기업에 비해 컸던 것일 뿐 삼성SDS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시가총액이 큰 삼성SDS를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상장 이후 매수세가 집중됐던 것"이라며 "수급 이벤트가 끝난 지금이야말로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기관은 상장 첫날부터 5거래일 동안 7,314억어치의 삼성SDS 주식을 사들이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고 외국인도 18일부터 7거래일 연속 1조2,068억원 순매수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에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가, 25일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삼성SDS를 지수에 각각 편입하면서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감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다"면서 "국내 기관의 경우 삼성SDS가 삼성그룹주 인덱스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2월까지는 크게 베팅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삼성SDS의 기업가치가 어떻게 평가되는지에 따라 앞으로 주가 향배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종우 센터장은 "지난 사흘간의 주가 폭락에서 확인되듯 기업의 주가는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삼성SDS의 주가는 바닥이 어딘지를 확인한 후 적정 주가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반론도 있다. 삼성SDS가 추구하는 사업 모델과 그룹 내 위치를 감안하면 앞으로 성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SDS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장외 시절부터 있었던 얘기"라면서 "수급 이벤트는 마무리됐지만 현 주가는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며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