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미지 벗고 독자행보

제일제당 'CJ그룹'으로 사명 변경 추진제일제당그룹이 3일 'CJ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키로 결정한 것은 삼성그룹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독자행보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결정은 지난 2월 그룹 오너인 이재현(42) 회장이 부회장에서 공동회장으로 올라선지 6개월만에 나온 조치로 앞으로 이 회장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제일제당측은 그룹의 외형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데 반해 사명은 식품회사 이미지를 강하게 상징, 2년 전부터 통합이미지(CI) 변경작업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사명변경의 배경에 대해 "기업명에서 설탕회사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풍긴다"며 "글로벌시대에 맞는 이름을 찾고 계열사간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6년 삼성그룹에서 분리한 제일제당 그룹은 현재 2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산기준 대기업집단 분류에서 17위를 기록하고 있다. 분리 당시 1조3,000억원대였던 그룹 매출은 6년만인 올해 6조1,400억원으로 40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업종도 식품에서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생명공학, 신유통 등으로 다각화했다. 특히 지난 4월 주주 지분변동 조사업체인 미디어 에퀴터블의 조사결과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재계 6위에 랭크될 정도로 그룹의 외형이 커졌다. 제일제당은 올 들어 그룹경영의 통일성과 일관성을 제고하기 위한 일련의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홍보실을 회장 직속 부서로 전환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계열사인 CJ39쇼핑에서 진행해온 골프팀 운영업무도 그룹 홍보실 산하로 이관했다. 다음달에는 신규 CI 발표회를 갖고, 관련 홍보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장손인 이 회장의 대외활동 확대와 연계해 해석하고 있다. 지난 2월 부회장 선임 4년2개월만에 공동회장으로 올라선 이 회장이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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