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기업 인수·횡령 '기업 사냥꾼' 실형

사채빌려 인수후 회사자금으로 변제수법

사채를 빌려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 대주주가 된 뒤 회사자금을 횡령한 전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이원일 부장판사)는 28일 사채를 빌려 기업을 인수한 뒤회사자금을 빼내 사채업자에게 변제하는 수법으로 우량기업을 매매하고 차액을 챙긴이모(33)씨에 대해 횡령 및 배임죄를 적용,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두 회사의 자금을 횡령해 상장기업이던 두 회사의 총 손해액은 194억여원에 이르러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고 급기야 상장이 폐지되는 등 엄청난 결과가 발생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영인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편법으로 회사를 소유하려는 유혹에 빠졌다"며 "회사매매 차액만을 노려 우량기업의 자본을 잠식하는 기업사냥꾼에 대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중형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은 초범이고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어 일부 감경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03년 6월 사채업자로부터 빌린 60억여원으로 코스닥 등록기업인 D사를인수해 대주주가 된 뒤 경영에 참여, 회사 예금을 담보로 60억원을 대출받아 손실을입히고 회사 유상증자 자금 수십억원을 인출해 횡령하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2003년 8월부터 코스닥 등록기업 D사의 대표이사로, 2003년 8월부터 올1월까지는 거래소 상장기업 S사의 대표로 동시에 근무하면서 두 기업의 자금을 횡령했으며, 이로 인해 결국 D사는 자본이 잠식돼 코스닥에서 퇴출됐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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