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정책 결정의 핵심 변수로 '4월 암초론'을 들고 나왔다. 냉해와 천안함 사태에 따른 소비 실종이라는 정책 결정의 암초가 새롭게 발생해 출구전략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4월 암초' 발생… 정책 기조 전환은 "2ㆍ4분기 성적표 보고 판단"=윤 장관이 '4월 암초론'을 피력했다. 윤 장관은 "지난 4월 경제가 많이 좋지 않았다. 냉해로 농작물의 피해가 극심했고 천안함 문제까지 터져 소비가 실종됐다"고 말했다. 경기선행지수가 석달 연속 떨어진 상황에서 4월에 의외의 변수가 생겨 완벽한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윤 장관은 이에 따라 정책 전환의 기점을 2ㆍ4분기로 다시 늦춰 잡았다. 그는 현재의 확장적 정책 기조를 바꾸는 시기에 대해 "2ㆍ4분기 성적표를 본 뒤 판단하겠다"며 "그때까지는 확장적 정책기조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못박았다. ◇"금리 올리면 가계 부채 어떻게 하란 말이냐"=윤 장관은 "최근 불붙은 금리인상 논란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인상이 아직은 시기 상조임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금리를 올리면 가계 부채는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가계 부채가 700조원을 넘는데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금융 비용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아느냐. 가계와 중소기업이 인상을 견뎌낼 만큼 호전돼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장관은 "정부가 과거처럼 성장에 치우치지 않으며 안정에 대해 언제나 생각하고 있고 (기준금리를) 이 상태로 두는 것도 문제가 많아 고민하고 있다"며 "한은과의 수평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있고 한은 총재와 금통위원들도 고민하고 있어 이런 과정을 거쳐 합의가 이뤄질 것이므로 금리 문제를 초조하게 보지 말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부동산 추가 대책 나오나=윤 장관은 부동산 거래 실종 등을 지적하는 질문에 미분양 아파트 대책 등을 통해 심중을 드러냈다. 윤 장관은 최근 내놓은 미분양 대책을 설명한 뒤 "4만가구를 매입한 정책의 효과를 본 뒤 필요할 경우 추가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발표 과정에서 "미분양 대책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결국 이번 대책에도 거래 실종이 개선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의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다만 "설령 (추가 대책을) 내놓아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을 풀어주는 조치는 현 경제팀 아래에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