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부터 유럽에 머물고 있는 김우중(金宇中·사진) 대우 회장이 대우 임직원들에게 작별을 알리는 서한을 보내왔다. 대우는 23일 金회장이 전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전달해달라며 구조조정본부에 보내온 「임직원과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사내 통신망에 띄웠다.A4용지 2장 분량의 이 서한에서 金회장은 『한없는 미안함을 가슴에 안고 대우가족 여러분께 마지막 작별인사를 드린다』며 『여러분과 고락을 함께 한 지난 시절을 진실한 정이자 값진 보람으로 마음 속 깊이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의 긴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빚어진 경영자원의 동원과 배분에 대한 주의 소홀, 용인되지 않은 방식으로 접근하려 했던 위기관리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초래된 경영상의 판단오류는 지금도 가슴아프게 느껴진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담았다. 또 『대우의 밝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라면 지나온 어두운 과거는 제 스스로 짊어질 생각이며 뜬 구름이 된 여생 동안 그 모든 것을 면류관으로 삼아 아프게 느끼며 살아가게될 것』이라고 말해 대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를 분명히 했다.
金회장은 또 『비록 제가 떠나더라도 대우 만큼은 우리 경제를 위한 값진 재산이 돼야 한다』며 『제가 기억 속에 묻히는 이 순간을 계기로 대우와 임직원 여러분이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새로운 기업 환경이 여러분의 앞날을 보장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 선임될 유능한 경영진들과 힘을 합쳐 희망찬 회사로 재탄생시켜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말로 글을 매듭지었다.
대우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방안이 25일을 앞두고 金회장이 마지막으로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대우는 金회장이 현재 유럽 전역의 대우자동차 거래업체 및 딜러들을 만나 대우와의 거래를 계속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으며 귀국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