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FTA, 日 입장 개선 때까지 기다려야"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은 '연내타결'이라는 목표에 얽매이기보다는 일본의 입장이 어느 정도 개선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FTA 전문가인 인하대 정인교 교수는 3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에 e-메일로발송된 웹진 'VOB'(Voice of Business)에 'FTA 확산을 위한 보완과제'라는 제목으로게재된 경제시론을 통해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고려한 차등적 관세 철폐, 일본의 비관세장벽 완화, 경제협력 방안 강구 등에 일본의 입장이 어느정도 개선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최근 악화일로에 있는 독도 영유권 분쟁, 역사교과서 왜곡 등 정치외교적 현안이 양국간 FTA 협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치와경제를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한일관계는 분리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일수록 전경련과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등 민간단체가 중심이 돼 경제협력을 강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 "현재 일본과의 FTA 협상이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는데 일본이 농업분야 자유화에 인색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일본에 대해농업분야 자유화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FTA에서 농업자유화를 먼저 실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칠레 FTA 국회비준을 통해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경험이 밑천이 돼FTA 추진역량이 상당수준 확보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비싼 수업료에도불구하고 400여개 농업품목을 실질적인 자유화 예외로 분류됐기 때문에 학점이 우수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칠레에 이어 두번째로 FTA를 체결한 싱가포르와의 협정에서는칠레와의 협정에서 어렵게 개방한 품목을 예외로 설정함으로써 향후 다른 FTA 협정에서 어떻게 농업계를 설득할지 궁금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 교수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아세안과의 FTA에서는 농업이 핵심쟁점이 될전망이며 정부가 임기응변식으로 농업개방문제를 처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동시다발 FTA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농업개방의 최소범위를 확정하고 FTA가 늘어감에따라 농업개방을 조금씩 진전시켜 나가는 형태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