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금속 수요급증에 가격 뜀박질

가격지수 연계 금융상품도 인기몰이



금과 은등 주요 귀금속 가격 상승이 주춤하는 가운데 백금ㆍ팔라듐 등 희귀종 귀금속의 가치가 꾸준한 자재수요 증가와 이를 연계한 금융상품의 인기로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화폐 개념으로 소장가치가 큰 금이나 은보다 실물경제에서 수요가 높은 백금과 팔라듐과 같은 희귀금속에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금과 팔라듐의 가격은 올들어 각각 30%, 19% 올랐다. 두 금속은 성분의 특성상 주로 배기가스를 억제하는 자동차 부품과 치과용 재료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근래에 바이오연료를 이용한 하이브리드차등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 같은 금속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백금업체인 존슨 매세이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백금 수요는 8.6% 증가했다. 백금이나 팔라듐의 경우 워낙 희귀금속 가운데서도 고가인데다 정제 기술자와 인프라가 부족해 공급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백금생산은 전년대비 4.1% 감소했다. 올초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전력난을 겪으면서 광물기업들이 타격을 입은 것도 생산 감소 및 가격상승을 부추겼다. 세계 백금 잉여분은 지난해 35만8,000온스에서 올해 3만2,000온스로 급감할 전망이다. 백금 선물 10월 인도분은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트로이온스(30g)당 1,965.20달러를 기록했다. 희귀금속의 가치가 급상승하자 금융기관들은 백금등의 가격지수와 연계한 파생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바클레이스와 UBS는 백금등과 연계한 상장지수채권(ETN)을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다. 런던의 ETF증권과 스위스 취리히의 캔토널뱅크는 백금과 팔라듐 보유량을 각각 45만온스와 58만온스로 늘렸는데 이는 전체 생산량의 약 7%를 차지하는 규모다. 하지만 업계는 희귀금속 연계상품 판매를 반대하고 있다. 인위적인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압박이 커져 가뜩이나 생산량이 줄고 있는 업계에도 지장을 줄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백금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을 때 백금가격은 52%나 치솟았다. 그러나 백금의 희귀성에 투자자들이 눈을 뜬 이상 관련 금융상품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커트 넬슨 UBS ETN 담당자는 “가격이 떨어진다해도 이를 대비해 투자자들은 이미 백금ETN을 숏세일(공매도)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동안 희귀금속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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