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싼타모 등보다 코너링 좋고 운전 안정감” 자신/가격 1,400만원선… 휴가철 맞물려 구매확산 기대기아자동차(대표 김영귀)가 국내 최초의 정통미니밴인「KVⅡ」의 출하시기를 두달 앞당겨 8월에 내놓기로 했다.
기아는 『이 차는 불황의 돌파구를 열어줄 국내 최초의 승용형 정통미니밴이다』며 『개발막바지에 출하시기를 2개월 앞당기는 것은 이 차에 거는 기대를 담은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다음달 부터 생산에 나선다.
이 차는 7∼9인승으로 현대자동차 스타렉스(7∼12인승)와 현대정공 싼타모(5∼7인승)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미니밴 시장의 복병으로 떠오를 것이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실내공간이 작은 싼타모, 상용형 미니밴으로 높이가 큰 스타렉스와 다른 승용형 미니밴이기 때문. 이 차는 길이와 폭은 싼타모·스타렉스보다 크고, 높이는 오히려 스타렉스보다 낮아 코너링이 우수하고 운전에 안정감을 줄 것이라는게 기아의 설명이다.
시트배열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도 이 차의 강점.
기아는 『미국 크라이슬러의 「캐러밴」과 같은 국내 최초의 정통 미니밴이 다』며 국내외 자동차시장에 일대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아는 내년 5월부터는 수출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가격경쟁력도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아가 예측하는 KEVⅡ 기본형 예상가격은 약 1천4백만원대. 승용형이면서도 스타렉스(1천39만원∼1천4백91만원), 싼타모(1천1백90만원∼1천9백38만원)와 큰 차이가 없는 상태다.
KEVⅡ는 또 1톤 상용차 베이스로 후륜구동형(FR)인 스타렉스와 달리 전륜구동형(FF)으로 정숙성이 뛰어나 샐러리맨의 출퇴근용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관계자는 『스타렉스가 자영업자 중심으로 수요가 이뤄져 그레이스나 프레지오 수요자들이 몰리는 반면 KEVⅡ는 이같은 차량 특성상 중대형승용차 수요자들이 대체차종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우선 8월에 2천5백㏄ 가솔린엔진을 탑재한 KEVⅡ를 선보인 뒤 10월 경에는 3천㏄ 디젤용도 선보이면서 모델을 다양화 중대형 소비자는 물론 자영업자도 흡수할 복안이다.
기아는 상당히 자신감에 넘쳐있다. 지난달 기아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비밀리에 열린 임직원 품평회에서 『우리가 이런 차를 만들 줄은 몰랐다』며 모두가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정공은 비상이다. 스타렉스는 현재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불황을 모르고 불같이 팔려나가고 있는데 KEVⅡ가 등장할 경우 판매에 제동이 걸릴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아가 KEVⅡ를 내세워 현대가 경차 MX로 대우 티코 독주를 제동하기 위해 이른바 「프리마케팅)을 시도할 경우 스타렉스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3월 4일 출시된 스타렉스는 시판 첫달 3천9백40대로 첫 테이프를 끊은 후 4월 5천91대, 5월 5천25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이달들어서도 고객이 폭주, 현재 3개월이상 인도를 기다려야되는 상황이다.
승용차시장에서 5천대시장은 실패작이라는게 지배적이지만 스타렉스는 일반의 오해와 달리 7인승 이상의 상용차다. 고객들이 기다리다 지쳐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대한 대책마련에 들어갔을 정도로 인기를 끌어왔다. 현대정공은 기존 싼타모보다 차량길이와 폭을 대폭늘린 싼타모 후속모델을 개발, 올 연말께 선보여 KEVⅡ에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승용차+승합차+지프형의 장점을 모두 수용한 미니밴 시장은 KEVⅡ를 계기로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더구나 8월은 휴가철과 겹쳐 미니밴의 본격적인 성수기다.<정승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