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줄기세포 분화방법 국제 표준으로

국내 줄기세포 연구 경쟁력 입증…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 가속화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배아줄기세포의 신경세포로의 분화방법이 세계 표준으로 채택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연세대 의대 김동욱(사진) 교수팀이 개발한 ‘효율적이고 보편적인 전분화능 줄기세포의 신경세포 분화 유도방법’이 지난달 영국에서 개최된 국제 줄기세포 포럼(ISCF) 산하 ‘국제 줄기세포 이니셔티브’에서 신경계통 분야 줄기세포 분화의 대표 공식 프로토콜로 채택됐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만들어졌거나 앞으로 만들어질 전세계의 줄기세포주들을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데 김 교수팀이 개발한 방법이 사용된다. 줄기세포는 크게 성체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나뉘는데, 배아줄기세포는 어떤 세포로도 분화될 수 있어 전분화능 줄기세포로 불린다. 이 배아줄기세포를 난치병 치료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성체줄기세포와 달리 특정 체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적절히 분화시키지 않은 상태로 이식할 경우 ‘기형종(teratoma)’이라고 하는 종양(암 조직)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경ㆍ근육ㆍ췌장세포 등 원하는 체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난치병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ㆍ유도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보고됐지만 세포주 고유의 특성 때문에 효율이 제각각이었다. 모든 세포주에 공통 적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분화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에서 김 교수팀이 신경세포의 분화에 관련된 세포신호기전을 연구해 저분자 물질을 사용, 모든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효율적으로 신경세포로 유도할 수 있는 분화법을 개발했다. 김 교수는 “배아 발생과정에서 비엠피(BMP) 신호와 액티빈/노달(Activin/Nodal)이라는 중요한 세포신호가 있는데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해 두 세포의 신호 전달을 동시에 차단함으로써 모든 세포주에서 내배엽(소화ㆍ호흡기관계 세포)과 중배엽(근골격계 세포)으로의 분화를 억제하고, 외배엽(신경세포)으로의 분화를 매우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면서 “이 방법을 사용하면 기존에 비해 분화 효율을 크게 높이고 시간을 절반 가량 단축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량 분화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줄기세포 수립 분야에서는 비교적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반면 분화기술에서는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 받았으나 김 교수팀이 개발한 신경세포 분화방법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이 분야에서도 높은 연구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김 교수팀은 배아줄기세포에서 파킨슨 질병에 쓰이는 도파민 신경세포를 세계 최고 수율(85~90%)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척수 손상에 쓰이는 희소돌기아교세포(올리고덴드로사이트)를 제론(Geron)사에 이어 세계 2번째로 만드는 등 이 분야에서 세계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제론사가 척수 부상환자를 배아줄기세포로 치료하는 첫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등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우리가 개발한 분화방법으로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 신경세포를 단기간에 대량으로 만들고, 이를 이용해 파킨슨병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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