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가 주목해야 할 퍼플오션] <29> 조류(藻類) 바이오연료

생산성 높고 CO2 저감효과 커 시장 급팽창
오일 함유량 높은 우량품종 개발 서둘러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광생물반응기를 이용해 바이오연료의 원료가 될 미세조류를 배양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과학기술면 사이드박스]

중기가

<29> 脫 화석연료시대의 다크호스: 조류(藻類) 바이오연료

녹조와 적조 현상을 유발해 해양 생태계에 큰 피해를 입히는 조류가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등 친환경 바이오연료의 차세대 원료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지금까지 바이오연료는 옥수수와 사탕수수 등 1세대 초본계 원료 또는 옥수수대, 왕겨 같은 2세대 목본계 원료로 생산돼 왔다. 하지만 초본계는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저소득층의 식량난 가중을 유발하고, 목본계는 낮은 수율이 한계로 지적된다. 바로 이런 맹점을 극복할 3세대 천연원료로서 해조류와 미세조류가 전 세계 바이오연료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조류가 갖는 이점은 명확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19일 발표한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조류는 여타 육상식물과 달리 생장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햇빛과 물, 이산화탄소(CO2)만 있으면 심지어 사막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또한 매일 2배로 증식될 만큼 번식력이 뛰어나고 오일 함량도 높아 단위시간,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세대 원료와 비교해 최대 100배 이상이다.

특히 생장과정에서 CO2를 흡수하므로 화력발전소나 양조장에서 배출되는 CO2를 포집해 공급한다면 CO2 배출저감과 바이오 연료 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미세조류 100톤 생산 시 180톤의 CO2 배출 저감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이 같은 조류의 산업적?환경적 부가가치에 일찍 눈을 뜬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은 지난 2007년부터 관련연구에 돌입했으며, 이미 다수의 파일럿 및 실증 플랜트를 건설해 상용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손종구 KISTI 산업정보분석실 책임연구원은 “현재 미국이 조류 바이오연료 시장의 50%, 유럽이 3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호주, 이스라엘 등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 책임연구원은 올해를 기점으로 상용 플랜트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관련시장이 본격 창출될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파이크 리서치는 올해 조류 바이오연료 시장규모를 16억 달러(약 1조8,800억원)로 예상했다. 이후 5년간 812%의 폭발적 성장을 이뤄 오는 2020년 130억 달러(약 15조3,000억원)의 시장이 형성된다는 분석이다. 5년 뒤 전 세계에서 6,100만 갤런(약 2억3,000만ℓ)의 조류 바이오연료가 판매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막대한 시장을 잡기 위해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정부출연연구소와 민간기업들이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해조류 양식장 50만 헥타르를 건설, 연간 22.7억ℓ의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함으로써 국내 휘발유 소비량의 20%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무수한 조류들 가운데 탄화수소와 오일 함유량이 많고, 배양속도가 빠른 우량 품종의 개발이 경쟁력의 핵심이라 강조한다. 그래야만 더 저렴하게 많은 연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생산단가 저감, 대량 배양, 대량 오일 추출 등의 기술 확보도 필수 요소로 꼽힌다.

손 책임연구원은 “후발주자로서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지만 아직 시장 초기단계인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일괄 엔지니어링을 통해 조류의 배양에서 최종 제품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의 최적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광생물 반응기를 이용해 바이오연료의 원료가 될 미세조류를 배양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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