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0일 49명의 국·실장급에 대해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했다.이번 부서장급 인사의 특징은 전문성을 살린 발탁인사와 세대교체로 정리할 수 있다. 대규모 조직개편으로 본격 궤도에 오른 한은 개혁을 더욱 가속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고참부서장급들의 후선배치. 44년 이전에 태어나 55세 이상인 부서장 전원이 수석조사역 등으로 물러앉게 됐다. 이들은 후배국장 아래서 팀장을 맡거나 보직을 맡지 않을 수도 있다. 이로써 「한은=정년까지 부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정된 직장」이라는 통념도 깨지게 됐다. 한은이 나이를 기준으로 대규모 부서장 인사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한은 주요부서장의 주력이 44년생에서 45~48년생으로 물갈이 됐다. 금융시장국, 경제통계국, 전산정보국 등 3개국의 국장급은 내부공모를 통해 발탁된 케이스. 실장급 부서장 7명도 내부공모를 통해 결정됐다.
새로 발탁된 부서장들은 과거와 같이 앉아서 정년을 보내기는 어려워졌다. 직책계약제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2년 임기중 실적이 없으면 대기발령나거나 하위직급으로 전보될 수 있다. 책임경영을 유도하자는 뜻이다.
한은은 이번 인사에서 공석으로 비워둔 국제국장과 조사국특별연구실장은 외부전문가를 대상으로 공모한 후에 결정할 예정이다. 인사를 통한 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한은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개혁인사로 평가하면서도 생년월일을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직원들의 내부상사평가에게 단골 1위였으나 나이에 걸려 수석조사역으로 물러앉은 K부장, 일선 지점장으로 전보된 개혁성향이 강한 L부장은 임원후보로 손꼽혔던 인물들이다.
국내지점 16개중에서도 11개지점장이 바뀌었다. 이중 박재환(朴在煥) 제주지점(전 공보실장)을 비롯한 4명이 2급 부국장에서 1급 국장으로 승격하며 일선배치됐다.
한은은 또 전문성이 필요한 정책부문과 통계편제.전산정보부문의 기능 강화를위해 해당 국장을 전문능력이 있는 부국장중에서 파격적으로 발탁, 임용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현재 진행중인 조직개혁 작업의 차질없는 수행과 지속적인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기 위해 경영관리부문에 기획 및 관리 능력이 있는 부서장을 중용한 것이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권홍우 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