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달 전만 해도 달러당 원화가치는 1,168원을 나타냈지만 최근 한달 사이 30원 이상 떨어지면서 여행경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여행자들은 뜻밖의 행운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 고향 친지들에게 줄 선물비용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귀성객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원80전 떨어진 1,134원30전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19일의 1,168원 전고점에 비하면 34원가량 하락했다. 4,000달러 비용을 예상하고 해외여행을 준비한 사람이라면 13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 태국 여행에 나서는 김선동(45)씨는 "결혼 15주년을 맞아 가족여행을 오래 전에 계획했는데 유럽 위기사태로 환율이 상승할까 걱정했다"며 "하지만 최근 한달 동안 원화가치가 오히려 오르고 있어 소액이지만 돈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고 있는 와중에서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것은 선진국 자금이 신흥국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설 연휴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국내주식 쇼핑에 나서고 있다. 이날 순매수 금액만 1조4,000억원이 넘는다. 매수 규모로는 역대 네 번째다. 20일 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이 1조4,170억원을 순매수했다. 9거래일 연속 순매수했으며 올 들어서만 사들인 금액이 3조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