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이겨낸 어울림의 선율로 감동 선사

삼성전기 장애학생 음악 콩쿠르 개최
관현악·사물놀이 등 400여명 참가

지난 29일 대전 대전방송 공개홀에서 열린 제6회 전국 장애학생 음악 콩쿠르에서 박상진 학생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기

"음악치료를 위해 시작한 바이올린의 선율을 다른 사람에게 들려줄 수 있어 기뻐요."

정신지체 3급인 박상진(고2)군에게 바이올린은 남다르다. 초등학교 때 장애 판정을 받은 뒤 음악치료를 위해 배우기 시작한 바이올린. 평소 열심히 연습하고 교회와 지역 오케스트라에서 음악활동을 꾸준히 한 결과 몇 년 새 박군의 상태는 많이 호전됐고 지금은 울산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일반 학생들과 함께 음악을 배울 수 있을 정도다.

앞이 보이지 않는 대전맹학교 학생 9명(중2~고2)은 평소 리코더를 배우며 취미활동과 심리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전국 장애학생 음악 콩쿠르 참가를 목표로 리코더팀을 구성한 후 매주 연습을 통해 악기 연주에 매진해오고 있는 이들은 꾸준한 연습을 통해 지난해 콩쿠르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수상도 의미 있지만 그들에게는 함께 만드는 '어울림'이 더 값진 의미를 지닌다.

음악을 통해 장애를 극복해나가는 이들의 선율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삼성전기는 29일 대전방송(TJB)과 함께 대전에 위치한 TJB 공개홀에서 '전국 장애학생 음악 콩쿠르'를 개최했다. 삼성전기는 장애청소년들의 잠재적 역량을 개발하고 사회적 자신감을 고취시키기 위해 2008년부터 매년 전국 장애학생 음악 콩쿠르를 실시해오고 있다. 3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대회는 시각장애ㆍ발달장애ㆍ지체장애 부문으로 나뉘어 성악ㆍ관현악ㆍ기악ㆍ피아노ㆍ사물놀이 등 다양한 분야의 악기로 진행되며 전국 각지에서 약 400명의 장애학생들이 참여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학생도, 몸이 불편해 거동이 어려운 학생도, 혼자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학생도 모두 박자와 음정을 소화해내며 멋진 하모니를 뽐냈다. 삼성전기 측에서도 100여명의 임직원 자원봉사자들과 17명의 삼성 서포터스 대학생이 현장을 찾아 장애학생들을 안내하고 무대 정리를 도왔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김종설 삼성전기 과장은 "혼자 노래하거나 악기를 다루는 것도 버거울 텐데 단체로 합주까지 하며 멋진 하모니를 이루는 모습을 보니 이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챔피언"이라며 "음악을 통해 이들의 건강이 더욱 좋아지기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함께 콩쿠르를 찾은 대전맹학교의 신보미 선생님은 "콩쿠르 준비를 하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파트를 연습하고 동료들과 신체적ㆍ사회적 접촉을 증대시키며 사회적응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콩쿠르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콩쿠르 수상자들은 오는 11월26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시상식과 갈라콘서트를 통해 다시 한번 그 기량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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