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장기 투자할수록 판매보수 줄어든다

체감식 4년땐 1.5%→1.0%로 오늘부터'2단계 인하' 시행
전산시스템 준비에 시간 걸려 대부분 운용사 내달부터 내릴듯


'펀드열풍'이 한창이던 2007년 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삼성그룹리딩플러스주식형펀드1 C클래스'에 1억원을 묻어뒀던 이종범 씨는 내년 1월부터 판매보수 부담이 연간 1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펀드가입 4년을 채우면서 '장기투자자'로 분류돼 판매보수율이 1.5%에서 1%로 인하되기 때문이다. 펀드에 장기 투자할수록 판매보수 부담이 낮아지는 2단계 펀드 판매보수 인하가 6일부터 시행된다. 판매보수란 은행ㆍ증권 등 펀드를 판매한 금융회사에 매년 지급하는 보수로, 전체 펀드보수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국내주식형펀드의 총보수(각종 수수료 제외)는 연평균 1.81% 정도다. 이 가운데 판매보수가 1.139%로 가장 많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밖에 운용보수(0.662%), 수탁보수(0.035%) 등이 포함돼 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펀드시장의 판매보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고 보고 지난 5월(1단계) 기존 주식형펀드의 판매보수를 연 1.5% 이하로 일괄 인하시킨 데 이어, 6일부터는 단계적으로 1% 이하까지 낮추도록 했다. 펀드 판매보수를 내리는 방식은 체감식(CDSC)과 정률식이 있는데, 가입기간이 길수록 판매보수가 낮아지는 체감식은 6일부터 적용된다. 앞서 사례를 든 이종범 씨의 경우 현재 가입기간이 3년 8개월로 3~4년 사이에 해당돼 6일부터는 판매보수율이 1.5%에서 1.125%로 떨어진다. 즉 1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경우 6일부터 연간 판매보수 부담이 150만원에서 112만5,000원으로 낮아지고, 4~5년에 해당되는 내년부터는 100만원으로 더 내리는 것이다. 이와 달리 정률식 펀드의 경우 펀드 가입시점과 상관없이 1단계 시행시점(지난 5월)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오는 2013년 5월 3일이 돼야 판매보수가 1% 이하로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이상 장기투자자는 투자기간별로 보수율이 인하되는 체감식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B자산운용은 6일부터 대표 펀드인 'KB코리아스타펀드' 등에 대해 체감식 판매보수를 적용한다. 그러나 많은 운용사가 판매사와의 전산시스템 준비에 시간이 걸려 다음달이나 돼야 판매보수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투운용은 국내펀드에 대해선 다음달 18일부터, 해외펀드에 대해선 내년 6월부터 2차 판매보수 인하에 들어갈 방침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국내 14개, 해외 7개 등 총 21개 펀드의 펀드에 대해 체감식 판매보수를 내린다"고 말했다. 이 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다음달 25일부터 국내주식형펀드 17개에 대해 판매보수를 내리며, 삼성자산운용은 다음 달 중 국내 7개 주식형펀드의 판매보수를 떨어뜨릴 계획이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체감식 펀드의 경우 가입자 별로 최초 가입시점에 따라 판매보수가 떨어지기 때문에 새로 계좌에 가입하기보다 기존 계좌를 확인한 후 추가불입 하면 비용 측면에서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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