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인플루엔자 A(H1N1)'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전국에 있는 치료거점병원들이 '전염거점' 병원이 될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소속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신종플루 긴급현안 질의에서 "지역거점병원 중 공기 내 급속 전염을 막기 위한 읍압 병상, 격리실, 공기정화기 등 제반 시설을 갖추지 못한 지정병원들이 많다"며 "이는 이미 내원 또는 입원중인 만성내과질환환자의 교차감염이 있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역거점병원은 신종플루의 효과적인 예방·진료를 위해 보건복지가족부가 각 시·도 자치단체에 지침을 내려 일방적으로 지정한 것이다.
전 의원은 민간병원의 격리병상 설치 등에 따른 비용 지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강요와 같은 무조건적 지정은 오히려 또다른 문제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병원 중에는 읍압 병상이 전혀 없는 곳도 있고, 서울대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에 설치된 읍압 병상도 평균 10개에 불과해 결핵환자, 호흡기 환자들로 자리가 다 메워진 상태라 신종플루 환자를 받을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질병관리본부가 신종플루 거점지정병원 455곳 가운데 23개 병원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 결과, 격리치료를 위한 별도공간을 확보하지 않은 의료기관이 7곳으로 조사대상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조사대상 의료기관은 중점진료기관인 대학병원급이 중심이어서 전체 거점병원의 상당수가 실제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 의원은 "중국의 경우 이미 6월에 신종플루 전담병원 개원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감염자가 누계치로 922명이 되던 지난 7월21일이 돼서야 뒤늦게 지정했다"며 정부의 늑장대응을 꼬집었다.
전 의원은 또 "국·공립병원 중심으로 신종플루 환자 치료 전용병원을 지정해 다른 환자들을 내원시키지 않고 오로지 신종플루 환자만을 진료하는 방안이나, 병상의 여유가 많은 중소병원 중에서 자원을 받고 이에 대해 집중적인 예산투입과 관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 의원은 오는 11월부터 예방접종을 시작해 내년 2월까지 전 국민의 27%(1,336만명) 수준까지 접종을 완료한다고 밝힌 정부의 정책을 지적하며 "(정부는) 다음달부터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이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는데, 이는 이미 질병이 휩쓸고 간 다음에야 예방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선 약국에서 신종플루 백신인 타미플루 품귀현상과 타미플루를 '사재기'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정부의 대책마련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