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社 하반기도 '악전고투' 예상

연체율 늘어나 대손충담금 적립 비용부담 커져
일부업체 할부·리스분야 무마진 수준 덤핑영업


"숨넘어가는 자금 사정은 해결했지만 앞으로는 사업 체질 개선 문제를 걱정해야 합니다."(중견그룹 계열 캐피털사 간부) 올 상반기 유동성 위기를 넘어선 캐피털업계가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 문제로 악전고투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피털사들은 대출 연체율 증가세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비용 부담이 늘면서 리스크 관리, 수익 다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사업 저변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캐피털사들의 1개월 이상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6월 말 2.2%, 9월 말 2.7%, 12월 말 3.3%, 지난 3월 말 4.0%로 늘고 있다. 올 2ㆍ4분기 연체율 역시 1ㆍ4분기보다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계 캐피털사의 관계자는 "6월까지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증가세였다"며 "상당수 캐피털사들이 그동안 할부나 리스 대신 대출영업을 늘렸던 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계열 캐피털사 임원은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우 건당 수백억원의 규모로 여신이 이뤄져 하나라도 부실화하면 자산건전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며 "하반기에 주택분양시장이 위축된다면 많은 캐피털사들이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캐피털사들은 대출 이외 분야로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하지만 내수 침체로 리스ㆍ할부시장이 위축된데다 업계 출혈경쟁으로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할부ㆍ리스 등의 분야에서 거의 무마진 수준에 가까운 덤핑영업을 감행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업체들이 할부ㆍ리스 분야에서 출혈영업을 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대출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한 중소 캐피털사의 관계자는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은 가계대출 등 부대업무 비중을 50% 이내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고금리 대출장사를 확대하려면 할부ㆍ리스 매출도 늘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할부는 자동차그룹 계열 캐피털사가 거의 독식하고 있고 기계 리스는 업체별로 특화된 상태인데다 경기회복이 더뎌져 사업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며 "결국 캐피털사로서는 자산건전성의 위험을 무릅쓰고 고금리 가계대출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