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4조5,000억원 규모의 군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사업을 포함, 대규모 무기개발사업의 민간 이관을 본격 추진하면서 방위산업시장이 장기 프로젝트를 포함해 최대 수십조원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방산업체들이 본격적인 수주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10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금까지 주관해온 연구개발사업과 오는 2015년까지 계획된 연구개발사업 22개 중 11개 사업을 즉시 민간에 이관하겠다고 방위사업청에 보고했다. 이 같은 군 당국의 무기개발사업의 민간 이관 추진은 ADD가 전략 및 비닉(스텔스) 무기와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특히 민간에 이관될 무기개발사업의 면면을 보면 모두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예산이 투입된다. ◇TICN 4조5,000억원 등 몸집 큰 사업 많아=군 당국이 이관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사업에 TICN과 한국형 공격헬기, 신형 화생방 정찰차 등이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TICN 사업은 국산 와이브로 기술을 이용해 군의 지휘통제 및 무기체계를 유ㆍ무선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2020년까지 총 4조5,000억원 투입이 예정돼 있다. 이 사업은 ADD 주관으로 올해 착수돼 2014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한국형 공격헬기는 AH-1S와 500MD 등 육군이 보유한 노후 헬기를 대체하는 사업으로 내년부터 탐색개발에 들어가 소형 헬기 210여대를 공급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신형 화생방 정찰차는 기존 운용 중인 화생방ㆍ생물학 정찰차를 대체하는 사업으로 군 당국은 300여대를 2015년께 국내에서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화생방 정찰차에 장착할 새 장비 기술 개발비에만 400억여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전체 사업 예산은 이를 훨씬 넘어설 것이 분명하다. 이 밖에도 북한군 장사정포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차기 대포병탐지레이더 개발과 적의 공격을 기만하기 위한 전자 방어체제 구축 목적의 능동RF기만기, 차기 군 위성통신체계, 차기 소부대무전기, 정찰용 군단 무인항공기(UAV), 방공지휘통제체계(ADC2A), 공중통제기표적특정장비, 전자광학우주감시체계 등의 사업도 민간 이관 과제로 분류됐다. ◇방사청, 일부 사업 이관에 '난색'…조정 거칠 듯=그러나 11개 사업 모두가 당장 민간에 이관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방사청이 ADD가 보고한 사업 11개 중 일부에 대해 반대하거나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사청은 TICN과 방공지휘통제체계, 차기 군 위성통신체계의 경우 민간 이관이 불가하다는 견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민간 이관에 대한 방사청과 ADD의 입장차가 존재하고 있는 만큼 국방부 차원의 당국 간 협의를 거친 뒤에야 최종적으로 이관 사업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ADD의 일반무기개발사업 민간 이전 방침은 미래기획위원회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방산업화 전략'에서 언급된 국내 방산업체 기반 강화를 위한 후속 조치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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