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철강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과잉생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밀어내기식 수출 공세에 나서면서 철강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제품 수출량은 지난 상반기 5,240만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28% 증가했다.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중국의 올해 철강제품 수출량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의 9,400만톤을 웃돌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닛케이는 이러한 중국의 수출량이 일본의 지난해 총 생산량 1억1,000만톤과 맞먹는다며 세계 철강시장 가격을 급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손해를 무릅쓰고 세계 시장에 나오는 것은 국내 경제 부진으로 수요가 둔화하자 해외에서 판로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상반기 중국산 철강제품의 평균 수출단가는 톤당 약 62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이상 떨어졌다.
중국산 철강제품의 공습에 가장 취약한 곳은 아시아 시장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아시아 철강시장의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40%나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철강 밀어내기 수출로 가장 피해를 보는 나라로 한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을 꼽았다.
최근 중국이 위안화 환율 평가절하에 나선 것도 중국산 저가 철강 공습의 공포를 키우고 있다. 안 그래도 하락한 철강 가격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이에 대비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수입규제를 강화해 중국 철강제품 유입을 막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