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北 "유엔 결의안은 갱단같은 행위"

美 "北은 악동…당근·보상없애야"
평양-워싱턴 거친 舌戰 재연 조짐

미국의 주도로 북한에 대한 유엔 결의안이 채택됨에 따라 평양과 워싱턴간의 거친 설전(舌戰)이 재현될 조짐이다. 그동안 북한과 미국은 양국간 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상대방의 정상에 대해 험한 표현을 사용하며 날 선 공방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 14일 미국이 주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돼 당분간 북미간 정치 공방은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워싱턴으로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북한을 악동(bratty child)에 비유하면서 “북한의 나쁜 행태에 더이상 당근이나 보상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아직 백악관의 이 같은 발언에 즉각적인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박길연 유엔 대사는 유엔 결의안이 채택되자 회의장을 퇴장한 뒤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갱단 같은 행위”라고 격하게 비난했다. 박 대사의 발언은 사실상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을 주도한 미국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돼 평양과 워싱턴간의 감정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북미간 설전은 부시 정권 출범 이후 심심찮게 등장했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2년 2월 의회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지칭하고 같은 해 5월에는 사석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피그미’ ‘버릇없이 구는 아이’ 등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북한 언론은 부시 대통령을 ‘악의 화신’ ‘정치 무식쟁이’라고 맞받아치며 물러서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또한 2004년 8월 선거 유세 도중 김 위원장을 ‘폭군’이라 불렀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곧바로 “정녕 부시야말로 히틀러를 몇 십배 능가하는 폭군 중의 폭군이며 그러한 폭군들로 구성된 부시 일당은 전형적인 정치 깡패집단”이라고 공격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을 ‘위험한 사람’ ‘폭군’ ‘주민을 굶긴다’는 등의 말로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부시는 정상적인 인간의 체모도 갖추지 못한 불망나니이며 애당초 우리가 상대할 대상이 못되는 도덕적 미숙아, 인간 추물”이라며 응수했다. 반면 날 선 공방 이후에 대화 국면이 조성되면 양측의 폭언은 진정되고 비교적 부드러운 말들이 오갔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김 위원장을 미스터(Mr)로 지칭하고 “김정일 선생(미스터 김정일)이 이웃 세계에 받아들여지기를 원한다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며 정중하게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 역시 같은 해 6월 “미국 대통령 부시가 우리 최고수뇌부(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선생’이라고 존칭했다. 우리는 이에 유의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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