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소속의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국내 기업을 외국 투기자본으로부터 보호하는 취지로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과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은 회사가 이사회 결의로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와 수에 따라 미리 정한 가액(행사가액)으로 일정한 기간 안에 회사에 신주 발행을 청구할 권리, 즉 신주인수선택권을 무상으로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한다.

포이즌필로 불리는 신주인수선택권은 기존 주주에게 회사 신주를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하는 것으로 보통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경영권 침해 시도에 대한 경영권 방어 장치로 알려져 있다. 또 개정안은 주식 1주에 복수의 의결권을 인정해줌으로써 경영진이 적은 지분율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정 국회부의장은 최근 삼성물산과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간 분쟁 사태를 언급하며 "외국 투기자본이 적대적 M&A를 통해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효과적인 법적·제도적 방어수단이 확보되지 않아 상장사들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나 변칙적 순환출자 등으로 대응하는 실정"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으로 "적대적 M&A 방어수단이 없어 회사가 설비투자나 기술개발 등 생산적 투자를 위해 사용해야 할 재원을 자사주 취득 등에 사용, 기업 역량을 낭비하는 것을 방지하려 한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