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산을 마련할 때 연금전환율을 활용하면 다양한 연금상품을 효율적으로 조합해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19일 발표한 '은퇴리포트 14호'에서 연금전환율을 활용해 연금자산 배분전략을 짜는 것이 은퇴 후 필요한 적정 자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연금전환율이란 서로 다른 연금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도록 조정해주는 비율을 말한다. 특히 공적연금과 시중의 다양한 연금상품을 조합해 연금 포트폴리오를 마련할 때 유효하다. 연금전환율을 활용하면 서로 다른 연금상품을 쉽게 비교할 수 있고 적정한 상품으로 대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을 종신연금으로 대체할 때나 종신연금 대신 확정연금에 가입하려 할 때 얼마를 넣어야 적정한지 알아낼 수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60세부터 지급받는 연금의 기대가치를 토대로 연금전환율을 산출한 결과 남성의 경우 물가연동 종신연금 100만원의 가치는 물가와 연동하지 않는 종신연금 139만원, 확정연금 148만원과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종신연금 100만원은 확정연금 106만원과 같은 가치를 갖는다. 여성의 경우에는 물가연동 종신연금의 가치가 남성보다 더 컸다. 물가연동 종신연금 100만원은 종신연금 146만원 또는 확정연금 176만원과 같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기대수명이 길어 장수 및 물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여성의 연금전환율이 높게 나온다.
월 200만원을 연금으로 마련하려면 연금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야 할까. 국민연금에서 80만원을 받는 남성의 경우라면 나머지 120만원을 종신연금으로 받는 연금 포트폴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이때 종신연금에서 받아야 할 금액은 물가연동 종신연금에서 종신연금으로의 전환율(1.39)을 곱한 167만원이 돼야 한다. 그래야 장수 및 구매력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 종신연금은 여러 개 가입해 연금을 받는 시기를 순차적으로 분산하면 연금이 물가와 연동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확정연금으로 받으려 할 때는 물가연동 종신연금에서 확정연금으로의 전환율(1.48)을 적용해 178만원을 확정연금으로 가입하면 된다. 확정연금이 전체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1을 초과하면 지급기간을 연장하는 등 더 보수적으로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좋다. 연금전환율을 적용하더라도 가입자가 통계에 따른 기대수명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인생 100세 시대에는 연금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연금전환율을 활용해 체계적으로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