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실상 경제 전쟁 상태"

블룸버그 "수출 감소로 최악의 침체 돌입"

독일 경제의 추락 속도가 점차 빨라져 사실상 '경제 전쟁 상태(War zone)'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독일 경제가 '아킬레스 건'에 해당하는 수출 감소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침체에 돌입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런던 소재 BNP 파리바의 도미니크 브라이언트 유럽담당 연구원은 "독일의 경제 지형이 완전히 황폐된 전쟁 지역처럼 보인다"며 "독일 경제가 그 동안 지나치게 수출에 초점을 맞추고 내수 진작을 등한시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경제는 이날 발표된 1월 산업생산이 전달에 비해 사상 최대인 7.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우려감을 더했다. 전일 집계된 1월 신규 주문 역시 예상보다 훨씬 큰 폭인 8% 가량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1월 산업생산은 3%, 신규기계주문은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통신은 이어 독일 정부가 800억 유로(1,020억 달러)를 향후 2년 동안 투입해 소비를 진작시키려 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심리 회복에는 못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유로권 경제가 올해 2.7%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받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기부양 규모 역시 2009년 예상국내총생산(GDP) 대비 1.5%에 불과해 IMF의 권고 기준(GDP 대비 2%)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북부도시 키엘에 위치한 IfW 연구소는 이날 독일 경제가 올해 -3.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 연말의 최저 전망치였던 -2.7% 보다 감소 폭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위기가 시작된 지난해(-1.7%)를 제외할 때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경제의 최대 감소 폭은 1975년 기록된 -0.9%였다. 엑슬 웨버 유럽중앙은행(ECB) 관료도 최근 "글로벌 경제 둔화가 가속화되며 실물 경제에 더 크고 오래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독일 경제는 수출 감소로 인해 두드러지게 심각한 영향을 입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