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법체류 합법화' 200만명 시위

100여개 도시 등서 사상 최대규모 인원 참가

미국내 불법체류자들의 합법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인 200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100여개 도시에서 벌어졌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민자들의 존엄을 위한 행동의 날’이란 구호아래 수도 워싱턴을 비롯, 전국 100여개 대도시와 중소 도시에서 집회와 시위가 열렸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노스캐롤라이나 샬럿 등에선 멕시코계 주민들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과 뉴욕에선 오후에 본격 시위가 열렸다. 워싱턴 집회 참가자들은 의사당을 향해 ‘우리는 미국이다(We are America)’,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휴스턴 지역에선 불법이민자의 집에 불을 지를 것을 선동하는 전단이 뿌려지기도 했다고 휴스턴 TV가 보도했다. 미국 내 각 한인단체도 워싱턴과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를 주도한 워싱턴 지역 이민자연맹은 “이날 시위를 계기로 상원이 앞서 부결된 이민법 양당 타협안을 재추진 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집회에 참석한 에드워드 케네디(민주ㆍ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이날 시위를 과거 흑인 민권 운동에 비유하면서 “미국인들이 이번에는 우리의 이민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우리의 이민 미래에 대한 지지를 위해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일 시기”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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