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터미널 롯데품으로… 신세계 "법적대응"

인천시, 가처분조항 삭제후 9000억원에 매각 본계약
신세계 "재입찰 없이 강행" 특혜의혹 제기에 진통 예고


롯데가 인천시로부터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포함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사들이는 매매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천점을 지키기 위해 법정 분쟁을 불사했던 신세계는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터미널 부지 매각 작업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인천 상권 거머쥔 롯데=롯데인천개발주식회사는 30일 인천시와‘인천터미널 부지 복합개발 사업’본계약을 체결했다. 매매대금은 9,000억원이다.

이로써 롯데는 신세계 인천점과 이마트 등이 세들어 있는 인천터미널 상권을 거머쥐게 됐다. 재정난에 허덕이던 인천시는 재정적인 부담을 덜게 됐다.

이번 계약은 현재 터미널 건물을 장기 임대해 인천점을 운영중인 신세계가 인천지법에 제기한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지 한 달 보름만에 강행된 것이다.

인천지법은 앞서 지난해 12월26일 인천시와 롯데의 투자약정과 관련, 조달금리 비용 보전 조항이 포함된 것은 사실상 감정가 미만의 가격으로 자산을 넘기려 한 점이 인정된다며 투자약정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인천시와 롯데는 해당 조항은 삭제하고 당초 매매대금인 8,751억원보다 이자비용 249억원 정도를 추가해 9,000억원으로 계약가를 올렸기 때문에 법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비용 보전 조항을 빼면서 롯데가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1,601억원에 달해 법정 공방으로 인해 롯데의 비용 부담이 높아지게 됐다.

롯데는 인천터미널을 롯데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 터미널과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가전전문관 등 복합시설을 9만9,000m²규모로 신축해 2015년 문을 열고 2017년에는 롯데백화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개발비용은 총 1조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롯데는 추산했다.

◇“특혜 의혹”제기하는 신세계=16년간 운영해 온 인천점을 통째로 뺏기게 된 신세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인천터미널 매각 건으로 현재 인천시가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고 공정위도 기업 결합시 경쟁 제한성에 대한 사전 심사 중인데 본계약을 강행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게 신세계의 주장이다.

특히 인천시가 법원의 가처분 인용 이후 재입찰 절차를 밟지 않고 롯데와 계약을 밀어붙인 ‘명분’이 약해 특혜 의혹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천시의 매각 명분은 재정난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도 “고질적인 재정난을 극복하고 균형 있는 터미널 개발을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세계는 “가처분 인용 이후 재입찰이 진행되면 롯데보다 더 많은 돈을 내겠다고 인천시에 수차례 밝혀왔다”면서 “롯데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한 신세계 관계자는 “인천시가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이 정도로 무리하게 계약을 강행하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것 이외에 다른 특혜 의혹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해 끝까지 계약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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