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열차 방북설’이 다시 제기되는 가운데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 위원 접촉이 개성에서 14일부터 열리게 돼 주목된다. 이번 경추위 위원 접촉에는 지난해 5월 성사 직전 무산됐던 경의선ㆍ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에 대한 구체적 날짜와 규모 등 실무적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12일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DJ가 6ㆍ15를 전후해 경의선 열차를 이용, 북한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DJ 측은 지난해 5월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방북을 추진했으며 남북은 당시 철도 시험운행에 합의했으나 실행을 앞두고 북한 군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남북은 지난 2일 끝난 제20차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상반기 중으로 열차 시험운행을 실시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측이 14일부터 개성에서 열리는 경추위 위원 접촉에서 열차 시험운행에 대해 어떤 합의를 이룰지 관심이 모아진다.
남북은 이미 지난해 5월 열차 시험운행 날짜와 인원 및 운행 구간 등에 합의했었다. 특히 지난해 열차 시험운행 때에는 DJ가 고령인 점을 감안, 경의선을 통해 개성을 거쳐 평양을 방문하는 계획이 추진됐었다.
그러나 올해 방북에는 열차를 통해 개성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이해찬 전 총리로부터 평양 방문을 위한 출국 전날인 지난 6일 1시간 동안 독대, 방북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DJ의 방북이 점쳐지는 6ㆍ15 이후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져 8ㆍ15 개최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이 전 총리와 함께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12일 “그런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고 북측도 공감했다”며 “6자회담 워킹그룹에서 성과가 나오면 필연적으로 (남북) 정상간의 합의사항이 나올 수밖에 없고 정상회담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DJ 방북에 대해 “그런 사실에 대해서 들어본 바도 없고 현 단계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도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