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4ㆍ4분기보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졌지만 하강속도는 둔화됐다. 미약하나마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ㆍ4분기가 경기의 바닥(저점)인지는 지나봐야 알겠지만 성장률의 저점인 것 같다. 경기하강 속도는 줄어들면서 경기회복을 위한 바닥 다지기로 보인다.
수출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내수에게 기대를 해야겠지만 최종소비지출과 고정자본형성 등 소비와 투자가 아직도 미진해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주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비와 투자가 크게 회복되기 힘든 상황에서 경기가 크게 회복되려면 결국 수출이 살아나야할텐데 2ㆍ4분기와 3ㆍ4분기에 바로 수출이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다.
2ㆍ4, 3ㆍ4분기는 나아질 것이지만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1ㆍ4분기에 성장률 저점을 찍더라도 본격적인 회복은 4ㆍ4분기나 돼야 할 것이다.
즉 우리 경기가 U자형 형태로 진행된다면 2ㆍ4, 3ㆍ4분기가 U자의 바닥이 될 것이고 4ㆍ4분기가 상승선이 될 것이다.
결국 우리 주력업종인 반도체 단가하락 등이 미국 경기에 따라 상당히 좌우될 것이다. 다행히 최근에 미국 시장이 전보다는 주가상승 등 기대를 해볼 수 있지만 회복의 속도 등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전분기에 비해서 0.3% 증가했다는 것은 지난해 8, 9월부터 떨어졌던 경기가 그렇게까지 나빠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경기와 연관해서 볼 때 1ㆍ4분기에 3.7% 성장할 정도면 민간이나 정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은 성급하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4월 실업자가 80만명대로 떨어지는 등 실업률이 크게 줄었다고 해서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경기를 바라보는 눈들이 성급해졌다.
지금까지 과거에 평균적으로 수축기가 17개월이었고 가장 짧았어도 12개월이었다. 경기가 떨어진 지 7~8개월밖에 안됐는데 다시 회복된다고 하는 것은 통계상으로 볼 때 우습다.
만약 2ㆍ4분기 성장률이 4% 이상으로 나오면 과거 사이클 상으로 볼 때 올 6월이 정점이 돼서 후에 오히려 경기가 떨어지거나 횡보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은 부양책을 논의하기보다는 경제를 다지는 작업을 할 때다. 경기보다 물가안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경기가 너무 나쁘다는 것을 신경쓰지 말고 상반기에 실시한 구조조정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는 확실한 시그널을 보여줘야 한다.
또 최근에 경기부양론과 맞물려 규제완화의 주장도 높아지는데 그동안 어렵게 진행시켰던 구조조정 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도 전에 바로 규제완화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조홍래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경기가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았지만 경기의 조기회복을 논하기는 이르다. 2ㆍ4분기에 조금 나아지겠지만 크게 호전되지는 않을 것이다. 제조업의 생산과 설비투자가 회복되지 않고 있고 수출도 횡보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인 양극화ㆍ차별화로 인해 쉽게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즉 소득격차, 신용등급에 따른 자금조달의 양극화, 지역간 격차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양극화로 인해 경기가 회복되도 일부 상위계층만 좋아지고 그 외 사람들은 이를 체감할 수 없을 것이다.
미일 경기악화로 수출에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은 내수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경기가 조금 좋아진다고 해 경기부양책을 실시하지 않는 등의 정책을 구사해서는 안된다.
일반 가계의 소비를 늘려주기 위해서는 가처분소득을 늘려줘서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 중산층이나 중소기업 등을 위한 경기부양기조는 계속 돼야 한다.
경기부양과 아울러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을 막고 비용구조를 효율화시켜 물가가 올라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