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 연구진이 미세한 양의 진주 가루를 이용해 진주를 파괴하지 않고도 가짜 진주를 판별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김영출(사진) 한미보석감정원장 연구팀은 미세한 진주 입자를 전자스핀공명(ESR) 장치에 장착해 방사선으로 인해 붕괴된 분자나 이온의 신호 강도를 해석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이용할 경우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인위적으로 방사선을 쬐어 색을 변화시킨 가짜 진주를 비파괴적 방법으로 가려낼 수 있다.
그동안 진주가 방사선에 노출됐는지 노출되지 않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조각을 내거나 많은 양의 분말을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진주에 빛을 쬔 후 빛의 투과 정도를 관찰해 방사선 처리 여부를 구분하는 방법도 있지만 진주가 갖고 있는 다양한 층의 두께를 감안하면 오류를 범할 여지가 많았다.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진주를 파괴하지 않고도 미세한 양의 분말 가루만으로 방사선 노출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보석시장에서는 천연의 실버색(은갈치색) 진주가 높은 가격을 형성하기 때문에 일부 판매자들이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진주를 방사선에 일부러 노출시켜 색을 변화시키고는 했다.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은 진주가 노출된 진주보다 가격이 높은 만큼 이번에 개발된 판별법으로 육안으로 알기 어려운 진주의 진짜 가치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원장은 "현재는 단속 규정이 없어 판매자가 속이면 속을 수밖에 없는데 이번 연구 결과로 보다 쉽게 진주의 가치를 알 수 있게 돼 국내 진주시장이 보다 투명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보석학 사이언스 저널(SCIE)로 미국보석학회(GIA)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젬스 앤드 제모로지' 2012년 겨울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