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2.00%로 4개월 연속 동결됐다.
한은은 17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이미 작년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린 만큼 금리 정책의 실물경제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의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운영된 종전 사상 최저치(2.00%)와 같은 수준인 만큼 추가 인하에는 한층 더 신중한 태도로 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저금리와 정부의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에 따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위주로 급증해온 가계부채는 섣부른 추가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변수다.
정부도 올해 경제 정책에서 단기적인 경기부양보다는 구조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는 저물가의 장기화, 소비심리 부진 등 최근 경기 흐름을 보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나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 등 한층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펼쳐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특히 최근 2개월 새 18개국이 정책금리를 내린 것을 비롯해 22개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등 전세계적으로 이른바 ‘통화전쟁’이 확산된 점도 한국은행으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올해 중후반에 정책금리를 올리기 전인 2분기 중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마땅한 경기 부양 수단이 없는 만큼 정책조합 측면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다시 요구될 수 있다”면서 “인하 시점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 등이 확인된 뒤인 4∼5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