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명반’, ‘장자’ 안동림 교수 별세

“번거롭지 않게” 유지에 따라 조용히 직계가족장 치러

‘클래식 음악의 교과서’로 불리는 베스트셀러 ‘이 한 장의 명반’ 시리즈로 유명한 안동림 (사진)전 청주대 영문학과 교수가 지난 1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출판사 현암사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의 유지를 받든 유족 측의 요청으로 뒤늦게 부고를 알린다”고 밝혔다. 유족은 ‘번거롭지 않게, 소박하나 따뜻하게’ 후사를 당부한 고인의 유지에 따라 직계가족장으로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

고인이 1988년 처음 펴낸 ‘이 한 장의 명반 클래식’(현암사)은 수차례 개정 증보판이 나왔고 지금까지 100만부 넘게 팔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책은 클래식 입문자나 애호가의 필독서로 음반 구매자의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어 출간한 ‘이 한 장의 명반 오페라’(현암사)를 비롯해 ‘불멸의 지휘자’(웅진지식하우스), ‘내 마음의 아리아’(현암사) 등은 클래식 음악을 대중화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고인은 1950년대 소설가로 등단했고 1960년대에는 신문기자, 번역가, 출판 기획자로도 활동했다. 1970년대부터는 대학에서 강의하며 동양 고전을 우리말로 옮겼다.

특히 국내 최초로 전편을 완역한 ‘장자’(현암사)와 불교의 진수를 보여주는 화두집 ‘벽암록’(현암사)은 탁월한 주석과 해설로 높게 평가 받았다. ‘장자’는 교수신문이 선정한 최고의 번역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유족으로는 부인 정숙경 씨와 1남 1녀가 있다. 고인은 분당메모리얼파크 가족묘에 안장됐다. 유족은 일체의 장식이 없는 묘를 써달라는 유지를 존중해 고인 묘 앞에는 화엄경의 글귀인 ‘無去無來’(무거무래)가 새겨진 작은 검정 비석만 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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