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장애로 불특정인에 대해 막연한 적개심을 갖게 돼 아무런 이유도 없이 길가는 사람을 살해하려 한 미국교포 출신 50대 남자에게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원일 부장판사)는 6일 귀가하던 행인을 뒤쫓아가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된 성모(51)씨에게 살인미수죄를 적용,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행동기가 원한관계나 특정 이유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피고인의 반사회성, 공격적 성향이 불특정인에게 표출된 것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위험성이 크고 피해자가 식물인간 상태에 있어 상해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처와 두 자녀는 하루 아침에 가장을 잃고 생활보호대상자로전락했는데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할 뿐 피해자와 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아 죄질이 극히 불량해 무기징역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평소 `가족들이 마피아에게 살해당했고 나도 쫓기고있다'고 말하는 등 피해의식과 불신에 시달리다 정신병인 편집성 인격장애에 이르게됐고 사물변별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한 사정을 참작, 감경한다"고 덧붙였다. 1976년 미국으로 이민 간 성씨는 90년 교통사고에 이어 94년 폐병으로 이혼당한뒤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격장애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2002년 10월 입국, 고시원을 전전하다 12월말 서울 은평구에서 귀가중인 남자를 흉기로 찔러 구속기소됐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