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를 잡아라] "인도는 인재 수출국"

IT기술·영어로 무장
국내총생산 6% 교육에 투자 인재 양성
해외진출 인력 송금 급여 작년에만 27兆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방갈로르 연구단지. 이 곳에는 HP와 노키아,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인력을 알선하는 헤드헌팅 업체가 무려 550여 개나 활동하고 있다 ‘제2의 중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의 고급인력 쟁탈전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얘기다. 인도에서는 소프트웨어 인력이 매년 20만명, BT(생명공학) 분야는 박사급만 연 3,000명이 배출된다. 이들은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에 나가 지식산업 전문가로 일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 기술인력의 39%는 인도인으로 추계될 정도다. 이들 지식인력이 인도로 송금한 급여액은 지난해에만 27조원에 달한다. 인도는 말 그대로 지구촌 최대의 ‘인재 수출국’이다. 인도가 이처럼 IT를 축으로 한 기술인력의 강자로 부상한 것은 인도만의 독특한 인재유치 및 양성 정책이 한 몫을 했다. 인도 정부는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와 계층간 균등한 교육기회 부여 등을 교육목표로 삼아 국내총생산의 6%를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영어와 힌디어, 각 주의 공용어 등 3개 언어를 가르친다. 인도 학생들이 특히 강한 과목은 수학이다. 아라비아 숫자 제로(0)의 개념을 만든 나라답게 인도 국가교육개발양성위원회(NCERT)가 제작한 국정 수학교과서는 우리 구구단과는 차원이 다른 ‘19ⅹ19단’을 가르친다. 인도 IT산업의 무한한 잠재력은 2,000개가 넘는 공과대학에서 매년 배출되는 30만명의 전문인력에서 나오며 이 중심에는 ‘이 곳을 떨어지면 미국 MIT를 간다’는 말이 나돌 정도의 최고 명문인 인도공과대학(IIT)이 있다. 수학과 물리, 화학 시험을 통과한 3,500명이 입학하는 IIT는 교수와 학생의 비율이 1대8로 수업의 질과 밀도가 오히려 MIT(1대11)를 능가한다. 인도에서는 아울러 기술교육과 별도로 초등학교부터 모든 국정교과서가 영어로 만들어져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인력이 1억5,000만명에 달한다. 이처럼 IT기술과 영어로 중무장한 인력이 인도 지식산업 수출의 주역들이다. 이운용 영산대교수(인도연구소장)는 “인도로 앞다퉈 진출한 선진기업들이 종전보다 10~20배나 많은 급여로 인력을 스카우트하면서 급격한 ‘연봉 인플레이션’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국내기업들도 인도인을 경쟁상대가 아닌 파트너로 생각하고 이들을 활용할 능력을 키워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정상범차장(팀장)·이규진·김현수·김홍길·김상용기자 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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